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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변혁(52) 감독이 "'상류사회'는 상업영화지만 작가주의 영화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대한민국 최 상류층의 민낯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물론 부패한 상류사회의 문제점을 가감없이 꺼낸 '상류사회'. 상류사회에 속하고 싶어하고 동경하는 인간의 욕망과 양면성을 꺼내는 스토리를 세련되고 감각있게, 또 현실감있게 연출해 지금껏 보여진 정치극과 또 다른 정치 영화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날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변혁 감독은 9년 만에 신작을 꺼낸 이유로 "특별한 심경 변화는 아니었다. '오감도'를 끝으로 한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했고 그 사이에 뮤지컬, 오페라 같은 무대 예술을 연출하기도 했다. 여러 도전을 꾸준히 해왔고 다시 글을 쓰고 싶었던 찰나에 '상류사회'를 꺼내들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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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로 인한 기시감과 자극적인 장면들로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호불호가 강하게 돌고 있지만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한 모니터 시사회에서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으로는 이례적으로 고득점(5점 만점의 3.80점)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대게 청불 등급의 영화들은 대중성이 높은 작품이어도 높은 수위로 인해 3.5점을 넘기기 쉽지 않지만 '상류사회'가 3.80점이라는 고득점을 획득하면서 흥행에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 극 중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 역의 박해일과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이자 장태준의 아내인 오수연 역의 수애에 대한 연기력은 물론 '오감도' '주홍글씨'(04) '인터뷰'(00) 등을 통해 감각적인 미장센을 선보여온 변혁 감독의 농밀한 연출력 등이 '상류사회'의 호평을 이끌고 있다.
변혁 감독은 호불호가 강한 영화 반응에 대해 "사실 감독이기 전 작가로서 놓지 못하는 욕심이 있다. 이 또한 내 욕망일 수 있는데 솔직한 심경으로는 정말 나도 흥행하고 싶은데 그러면서 작가로서 할 이야기는 하고 싶다는 욕심도 든다. 대중성이 높은 상업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지만 그러면서도 작가주의 영화가 갖는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분명 '상류사회'를 본 관객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지점들이 있을 것이다. 욕망의 치부와 민낯을 드러내는 영화다 보니 '좋은 것만 보세요'라고 관객에게 못해 미안한 마음도 있다. 다만 연출자로서 10명 중 10명이 지겹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영화보다 10명 중 7명이 깊게 생각하며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비록 3명의 관객이 등을 돌릴지라도"라며 "호불호가 있다고 하지만 결과는 봐야할 것 같다. 작가, 연출자로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냈고 처음 기획만큼 만족도 높은 완성도라 생각한다. 그래서 호불호 속에서도 '상류사회'는 기대가 된다"고 자신했다.
이어 "솔직히 그동안 '나는 극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니야'라면서 비굴하게 버틴 것도 없지 않다. 이제 다양한 관객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고 흥행도 하고 싶다. 특히 흥행이 쉽지 않은 '상류사회' 같은 영화로 흥행도, 소통도 한다면 감독으로서 굉장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해일, 수애, 윤제문, 라미란, 이진욱, 김규선, 한주영, 김강우 등이 가세했고 '오감도' '주홍글씨' '인터뷰'를 연출한 변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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