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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나이에 맞게 가고파"…성유빈, 날 것 그대로의 10대 배우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8-24 15:34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성인 연기자를 떠올리게 하는 기술적으로 잘 배운 노력한 연기력과 교육 받은 화려한 언변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찍어낸 듯한' 아역, 혹은 10대 배우가 넘쳐나는 충무로. 그 가운데서 올해 데뷔 8년차를 맞이한 배우 성유빈(18)을 10대가 가진 날 것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는 배우다.

아들이 죽고 대신 살아남은 아이와 만나 점점 가까워지며 상실감을 견디던 부부가 어느 날,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살아남은 아이'(신동석 감독, 아토ATO 제작). 극중 비밀을 쥐고 살아남은 아이 기현 역을 맡은 성유빈이 2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2011년 영화 '완득이'에서 유아인의 아역으로 데뷔한 성유빈은 '역린' 정재영의 아역, '대호' 최민식의 아들, '아이 캔 스피크' 이제훈의 동생 등으로 분해 얼굴을 알렸다. 특히 지난 해 1440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함께-인과 연'에서는 차태현의 아역 '어린 자홍' 역을 맡아 큰 감정의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며 재능과 스타성을 인정 받았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친구 은찬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쥐고 있는 소년이자
성철(최무성)과 미숙(김여진)의 아들이 살려낸 아이 기현 역을 맡아 속내를 쉽게 알 수 없는 복잡다단한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그간 쌓아온 연기력을 밑바탕으로 섬세하면서도 파괴적인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날 성유빈은 처음 '살아남은 아이'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의 느낌을 전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머리 속에 잘 그려지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 여운이 남는 영화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를 네 다섯 번 정도 봤는데 볼 때 마다 느낌이 다르다. 처음에는 시나리오 읽으면서 느꼈던 것보다 더 잘 나온 것 같아서 좋았다. 두 번째 볼때가 더 좋았다. 세 번째 네 번째 봤을 때는 제 연기 위주로 보게 되더라. 그리고 찍을 때 생각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 단계부터 성유빈을 생각하면서 글을 썼다는 신동석 감독이 말에 대해 "처음에 사무실에 가서 감독님과 PD님읠 뵀는데 처음부터 제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셨다더라. 감사하면서도 '내가 뭐 길래?' '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이어 그는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캐릭터가 더 잘 와닿았다. 비슷한 구석도 있는 것 같더라. 감독님한테 감사하다고 말을 했다 많이 신기했다"며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었다. 못하면 큰일 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죽음', '죄책감' 등 이라는 어두운 소재를 다루는 영화에 임하는 것에 대해 "쉽지 않았다. 당연히 어렵고 무거운 주제였다. 어떻게 보면 연기를 할 때 예민하고 민감한 소재는 함부로 표현할 수 없으니까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해놓고도 맞나 싶기도 했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두운 영화이니 만큼 후유증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 영화를 끝내고 바로 '아이 캔 스피크' 촬영을 했다.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을 해서 후유증은 없었다. 하지만 촬영을 하는 내내 활기차고 그렇진 않았다. 신경을 많이 쓰니까 예민해 지긴 했다. 촬영할 때는 밥도 먹고 싶지 않더라"고 말했다.

성유빈은 상처 많은 기현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하는데에 "사실 감독님 이야기가 참고가 됐다. 영화에서 다른 배우들이 비슷한 감정을 표현한 것을 많이 봤다. 하지만 사실 사람들과 관계에 따라 슬픔이 다르니까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서 조절하는 걸 중심에 뒀다"도 설명했다.

성철(최무성)과 미숙(김여진)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영화. 그렇기에 영화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기현의 감정과 상황. 이에 영화의 이해를 위해 신동석 감독은 성유빈에게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 기현의 전사를 들려준 바 있다. 성유빈은 신 감독이 들려줬던 기현의 전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기현의 어머니는 기현이 어렸을 때 집을 나가서 안계시고 기현과 떨어져 멀리서 일하는 아버지는 기현에게 필요한 돈만 붙여줬다. 그리고 기현은 함께 어울리는 무리들(소위 말하는 '일진')이 있는데, 어느 날 그 무리들과 편의점에서 무언갈 훔치다가 걸린 거다. 경찰이 이들에게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고 했고 하나둘 씩 무리들의 부모님이 오셔서 아이들을 데리고 갔는데 오실 부모님이 없는 기현은 마지막까지 남게 됐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 이지만, 감독님이 말씀해주셨던 기현의 에피소드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날 성유빈은 학교 폭력과 일진을 다루는 이번 영화에 대해 "일진이라는 사회적 이슈가 있는 인물이 등장하고 연기하는데 표현하는데 조심스러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미화로 비춰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이 불편할 수 있고 피해를 보신 분들도 있으니까. 그래서 표현하는데 있어서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더 잘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학교 생활을 묻자 "아주 깔끔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그는 "친구들일아 주먹 다툼해본 적도 없고. 싸워도 말다툼이고 해도 그만 풀린다. 친구들이랑도 불편하진 않고 잘 지낸다"고 덧붙였다. 이어 "친구들이 연기하는 걸 신기해하진 않는데 나에 대한 기사가 뜨거나 가끔 잘 나온 사진이 나오면 신기해 한다. 그리고 친구들은 내 영화를 보면 잘 봤다고는 해주는데 보면 자꾸 웃기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날 성유빈은 최무성 김여진 등 선배들과 연기한 것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김여진 선배님과 첫 촬영할 때 '잘 한다'고 말해주시더라. 저는 잘 모르겠다. 더 잘해야 할 텐데"며 웃었다. 이어 그는 "사실 이걸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조언을 해주시진 않았다. 다만 카메라 각도나 그런 것들은 이야기 해주시는데 연기적 부분이 지적을 하거나 그렇게 하진 않으셨다. 믿고 맡겨 주셨다. 그래서 좋은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감정을 묻자 "대부분이 다 어렵긴 한데 제일 힘들었던 건 애매한 감정들이다"고 답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미숙과 성철과 친해져서 좋은데, 좋긴 하지만 티 낼 수 없는 불편함과 죄책감을 느끼는 애매한 감정들이 표현하기 어려웠다. 극중 소풍을 다녀온 다음에 힘들고 스스로를 역겨워하는 감정, 웃지만 한숨이 나오는 감정 같은 것들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벌써 데뷔 8년차를 맞이한 10대 배우 성유빈. 그는 최근 여러 아역 혹은 10대 배우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연기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학업을 포기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공부를 놓고 싶지 않다"고 확고히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성적이) 하향곡선이긴 하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연기를 하면서도 학업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뒤처지고 싶지 않다. 학교를 가는게 친구들도 있고 하니까 가고 교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다 경험하고 싶다. 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학생으로서 해야할 일들을 하고 싶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성유빈은 아역 배우로서 "아역이라고 하면 앞에 꼭 '누군가의 아역' 이런게 붙지 않나. 그런데 아역이라고 칭하지 않더라도. 배우는 똑같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아역을 벗어나고 있는 느낌보다는 그 나이에 맞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나이가 들면 그 나이에 맞는 배역을 할 거고 연기도 변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살아남은 아이'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을 뿐 아니라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초청·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 신예 연출자 신동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최무성, 김여진, 성유빈이 출연한다. 8월 30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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