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전략성'에 한타의 재미까지, 배틀라이트 체험기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8-05-03 08:45



e스포츠의 대표 게임으로 자리매김 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에서 드러나듯, MOBA 장르의 핵심은 대규모 '한타'에서 나온다.

다만 그동안 MOBA 장르는 챔피언의 레벨업이나, 아이템 구매 등의 복합적 요소로 대규모 한타까지 과정이 길었다. 이러한 장치는 게임의 변수를 창출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제공하지만, 교전이 부족할 경우 긴장감이 떨어지거나 및 지루한 구간이 발생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26일부터 글로벌 매칭 테스트를 시작한 넥슨의 신작 MOBA 게임 '배틀라이트'는 이 같은 과정을 과감히 삭제했다.

그 결과 배틀라이트가 얻은 것은 '속도감'이다. 성장시스템을 포함한 기존 MOBA 장르의 게임들이 한 경기당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것에 비해, 오로지 교전만 존재하는 배틀라이트는 각 라운드가 2분으로 제한돼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 즉, MOBA 장르의 본질적인 재미인 '한타'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했고, 순수하게 챔피언의 숙련도와 유저의 피지컬로 승부를 겨룰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

또한 맵의 크기가 타 MOBA 게임에 비해 작은 편이며, 제한시간 2분이 지나면 '서든데스'가 발동된다. 서든데스가 시작되면 챔피언에게 지속적으로 강한 데미지를 주는 자기장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장이 전장을 좁혀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전을 유도한다.



조작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마우스로 맵을 찍어 이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W', 'A', 'S', 'D' 키를 활용해 이동하는 방식이다. 기본 스킬은 'Q', 'E' 키와 마우스 '우클릭', '좌클릭'으로 사용할 수 있고, '스페이스 키'로 회피기 혹은 이동기를 활용할 수 있다. 기본 스킬로 일정 수치 이상의 기력을 모으면, 'R' 스킬과 궁극기인 'F'스킬 및 '시프트키'를 활용해 기본 스킬 몇 가지를 변환해 사용할 수 있다.

배틀라이트의 조작 방식이 'Q', 'W', 'E', 'R' 스킬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MOBA 게임과 다르고, 장르의 특성상 자신이 플레이하는 챔피언 외에 상대 챔피언의 스킬까지 숙지해야 한다는 어려움으로 진입장벽이 다소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작과 챔피언에 익숙해진다면 충분히 전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챔피언이 보유한 스킬수가 많고, 자연스럽게 전투를 유도하는 장치들로 인해 지속적인 교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스킬이 직관적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스킬을 보고 피하거나, 반격 스킬을 활용하는 등 유저 숙련도에 따라 자신의 피지컬을 과시할 수 있는 슈퍼플레이가 가능하다.


MOBA 장르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전략성도 충분히 느껴진다. 배틀라이트의 전투 모드는 솔로, 팀2vs2, 팀3vs3으로 구성되는데, 각 모드마다 챔피언 조합에 따라 다채로운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챔피언은 '근거리', '원거리', '지원'으로 단순하게 구성되며, 테스트버전은 각 클래스 별로 9종류의 챔피언을 제공하고 있다. 솔로모드의 경우 개인의 숙련도에 따라 승패가 갈리지만, 팀2vs2나 팀3vs3의 경우 숙련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조합이다. 좋은 조합을 구성한다면, 상대방에 비해 다소 부족한 숙련도 일지라도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다.



조합이 게임 외적인 부분의 전략성이라면, 게임 내 전략성은 '로드아웃'과 맵 가운데 위치한 오브젝트가 담당한다.

로드아웃은 일종의 특성 시스템으로, 게임을 시작하기 전 자신이 선택한 챔피언의 스킬에 특정 능력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자신이 원하는 능력을 선택하기보다, 아군 챔피언의 조합이나 상대 챔피언의 구성을 확인하고 상황에 맞는 능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맵 한가운데 등장하는 오브젝트는 파괴하면 체력회복 및 기력획득 등의 버프를 제공한다. 다만 오브젝트는 체력이 존재하는데, 많은 데미지를 넣은 팀이 버프를 얻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공격을 가한 팀이 버프를 획득하기 때문에 막타를 치기 위한 눈치 싸움이 굉장히 치열하다.



오브젝트 주변에 위치한 수많은 벽 역시 전략성을 더한다. 벽은 시야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몇몇 캐릭터가 보유하고 있는 '은신' 스킬이나, 벽을 넘을 수 있는 스킬 등을 적절히 활용할 경우 상대방의 시야에서 손쉽게 벗어나 기습이나 역공 등의 전략적인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배틀라이트는 실력 외에 승패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거의 없다. 그만큼 상대를 물리치고 승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은 상당한 편이며, 이 같은 성취감을 짧은 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LoL의 등장 이후 국내에 출시된 MOBA 장르의 게임들 대부분이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는데, 속도감과 전략성을 갖춘 배틀라이트가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게임인사이트 김동준 기자 kimdj@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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