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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남주 "'미스티' 고혜란, 떠날보낼 준비 안됐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4-03 14:44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금토극 '미스티'를 마친 배우 김남주를 만났다.

'미스티'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그녀의 변호인이 된 남편. 그들이 믿었던 사랑, 그 민낯을 보여주는 격정 미스테리 멜로극이다. 김남주는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고혜란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고혜란은 김남주가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표현할 수 없었을 캐릭터다. 무려 7년이나 대한민국 대표 앵커로 군림하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차없이 후배를 짓밟고 가정까지 등진다. 그러다 과거의 남자 케빈 리(고준) 사망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놓이면서 오히려 진정한 사랑과 행복의 가치를 깨닫는 듯 보였다. 이에 고혜란은 그토록 밀어냈던 후배 한지원(진기주)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고 가정으로 돌아가려 한다. 행복에 가까워졌다고 믿었던 순간, 그토록 믿었던 남편 강태욱(지진희)이 케빈 리 살인 사건의 진범이라는 걸 알고 또 다시 충격에 휩싸인다.

김남주는 완벽한 비주얼과 패션으로 고혜란의 프로패셔널한 면모를 드러냈고, 날카로운 감성 연기와 정확한 딕션 및 리포팅으로 프로 앵커의 내공을 보여줬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 당찬 카리스마는 고혜란의 승부사 기질을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 파격 노출신과 농염한 키스신, 지진희와의 격정 멜로는 시청자의 마음까지 설레게 만들었다. 2012년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후 6년 만의 복귀였지만,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완벽한 연기로 대중을 납득시킨 것. 이러한 김남주의 열연에 힘입어 '미스티'는 8.452%(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고혜란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됐다. 강은경 크리에이터가 나보다 더 걱정하더라. 아직 고혜란을 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당분간은 고혜란으로 살 건데 나도 걱정스럽다. 큰 사랑을 주셨다. 강렬한 인상을 줬다고 많이 얘기해주셨다. 이렇게 감동받아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방송, 두 번째 방송이 나간 뒤 현장에서 많이 울컥했다. 호평해주셔서 마치 상 받은 기분이었다. 장 국장님(이경영)과 전화하면서 '쉬려구요' 하던 신에서 울먹 거리는데 실제로 기사를 보고 감동 받아서 쏟아부었던 열정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 울컥해서 몰입이 잘 됐다. 지금의 마음과 대본이 일치가 잘 됐다. 울먹이는 신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연기가 되더라. 이렇게 많이 반응해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그동안 노력했던 걸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굉장히 행복했는데 고혜란으로 못 살아서 아쉽다. 고혜란을 한동안 떠나보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집에 가니까 아이들이 엉망이 되어 있더라. 어제도 운동화 산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보니까 고혜란을 많이 잊어버렸다. 다시 김남주화 되고 있다."


수많은 히트작을 만든 김남주이고, 연기로는 믿고 보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김남주 또한 고혜란을 연기하는데 있어 많은 부담을 가졌다.

"자신 없었던 건 고혜란이 세상 완벽한 여자더라. 이 완벽함을 어떻게 연기할지 부담이 많았다. '오랜 운동으로 인한 탄탄한 몸매'라는 대본이 가장 부담스러웠다. 운동을 세상 싫어한다. 그리고 앵커라는 직업도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씀 해주시는데 의외로 안 어울릴 수도 있어서 발음 억양 톤도 자신없었다. 2차 티저를 보고 정말 잘 만드는 분들이라 생각했다. 3차 티저가 끝나고 이분들의 감각을 믿게 됐다. 그런데 그 뒤가 더 창대하더라. 에고가 나왔을 때 나도 기대가 돼서 주변에 보라고 추천했다. 개인적인 자신감은 1,2회 방송이 나갔을 때 평을 보고 생겼다. 이제 됐다, 하던 것처럼 하면 되겠다 했다."

김남주의 앵커 연기는 손석희 앵커를 떠올리게 한다는 극찬을 받아냈다.

"기자라는 직업이 무서운 것 같다. 팩트를 전달해야 하는 직업인데 그것 때문에 정확히 못 쓰고 숨겨야 할 때도 있다. 세상 어느 직업 하나 쉬운 게 없다는 생각도 했다. 주위에 친한 기자 동생이 있는데 쉬운 직업이 아닌 것 같다. 고혜란도 팩트 전달하다 잡혀갔다. 뉴스룸에 앉아서 팩트 전달하는 신도 있었고 후배를 물 먹이는 신도 있었다. 연기하면서 흉내를 잘 낸 것 같다. 앵커도 손석희 앵커를 따라한 건 아닌데 나도 알게 모르게 보면서 습득된 특유의 말투를 잘 따라하지 않았나 싶다. 잘 흉내내서 다행이다. 처음에 앵커 역할 때문에 정말 걱정했다.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의 도움도 많이 받은 것 같다. 앵커스럽게 앉아있으니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처음에는 그 느낌을 바로 찾지는 못했다. 진기주와 연기한 신은 톤이 잘 안 맞아서 세 장면 정도 재 촬영하기도 했다. 그렇게 찍어가면서 7~8회차 정도 되니까 고혜란 말투가 되더라."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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