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지금만나러' 감독 "'베테랑' 소지섭·손예진에 잡아먹힐까 걱정"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3-14 15:1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장훈(45) 감독이 첫 호흡을 맞춘 '멜로 장인' 소지섭(41)·손예진(36)에 대한 무한 신뢰와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늘(14일) 관객에게 첫선을 보이게 된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무비락 제작)의 이장훈 감독.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연출 의도 및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치카와 타쿠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다시 돌아온다는 설정의 판타지 멜로다. 앞서 2005년 일본에서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지휘아래 다케우치 유코, 나카무라 시도, 다케이 아카시 등이 캐스팅돼 한 차례 영화화됐고 이 작품은 일본은 물론 국내까지 멜로 열풍을 일으키며 큰 사랑을 받았다. 많은 관객에게 '인생 멜로'로 자리 잡은 명작 중 하나기도 하다.


이렇듯 일본은 물론 국내까지 두터운 팬층을 가진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한국 정서로 각색돼 3월, 봄 극장가를 찾았다. 무엇보다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국내 최고의 '멜로킹' '멜로퀸'으로 손꼽히는 '멜로 장인' 소지섭·손예진이 남·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작 '회사원'(12, 임상윤 감독) '사도'(15, 이준익 감독) '군함도'(17, 류승완 감독) 등 한동안 남성미 넘치는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한 소지섭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오랜만에 아내를 향한 진한 그리움과 순애보를 농밀하게 연기했고, '연애소설'(02, 이한 감독) '클래식'(03, 곽재용 감독) '내 머리 속의 지우개'(04, 이재한 감독) 등 로맨스 장르에서 독보적인 티켓 파워를 과시한 손예진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전매특허 청순한 미모와 진폭 있는 감정 연기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두 사람은 2001년 방송된 MBC '맛있는 청혼'에서 남매로 한 차례 호흡을 맞춘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부부로 17년 만에 재회해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소지섭과 손예진은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어요? 그냥 모든 스태프가 인정하는 진정한 '멜로 장인'들이에요. 사실 처음엔 국내 최고의 배우들을 초짜인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어요(웃음). 속된말로 감독인 내가 베테랑 배우들한테 완전히 잡아먹히지 않겠냐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제 성격 자체가 휘어잡는 스타일도 아니라서 더 긴장했죠. 흔히 주도권 싸움이 작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잖아요. 근데 이건 뭐, 제가 했던 걱정들이 다 괜한 생각일 정도로 합이 착착 맞았어요. 소지섭과 손예진은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감독의 연출 의도를 제대로 간파하고 고스란히 흡수해 완벽히 연기하죠. 감독이 경험 없다고, 현장을 잘 모른다고 무시하거나 의견을 묵살하는 일도 전혀 없었죠. 누구 하나 얼굴 붉힌 적 없는 현장이었어요. 얼마 전 VIP 시사회 뒤풀이에서 누군가가 '이 영화는 왜 이렇게 다들 착해. 모난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영화도 모나지 않고 예쁘다'라는 평을 해주더라고요. 제가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귀인들을 만났어요. 하하."

소지섭, 손예진에 대해 완벽한 캐스팅이라 자신한 이장훈 감독. 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배우들인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촬영을 통해 다시금 체감하게 됐다고. 이장훈 감독은 극한의 감정 신도 거뜬히 해내는 소지섭, 손예진을 향해 '멜로의 공식'이라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소지섭과 손예진의 환상적인 만남 덕분에 행복했다고 곱씹었다.


배우들과 연출자의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지금 만나러 갑니다'. 관객 역시 기대치가 상당한데 이런 기대를 입증하듯 개봉일인 오늘 예매율 30%를 육박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최근 충무로 멜로 영화 흥행 기록은 2012년 개봉해 누적 관객수 411만645명을 동원한 멜로 영화 '건축학개론'(12, 이용주 감독), 2015년 개봉해 누적 관객수 205만4297명을 동원한 판타지 멜로 영화 '뷰티 인사이드'(백 감독)가 전부인 상황.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멜로 장르에 단비를 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즘 충무로에 멜로 기근이라는 말이 자주 들려요. 다들 '멜로 영화가 나올 때가 됐는데, 잘 될까?'라는 우려를 갖고 있죠. 그런데 정작 전 걱정 안 돼요. 제가 관객의 성향을 파악하는 명감독이 아니지만 결국 재미있는 영화는 관객이 보게 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저부터 '내가 재미있게 봐야 관객도 재미있게 본다'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연출자로서 이런 소신은 비단 장르에 국한되지 않아요. 물론 이런 근거없는 자신감도 기성 감독들이었다면 할 수 없었겠죠? 하하. 우리 영화가 멜로 기근을 깨는 구원투수를 떠나 많은 관객에게 따뜻함을 안긴 괜찮은 작품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웃음)."



한편,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치카와 타쿠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소지섭, 손예진, 김지환, 고창석, 이준혁, 손여은, 이유진, 김현수, 배유람 등이 가세했고 신예 이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늘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