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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게리올드만#셀프디스#미투…무결점 빛난 90회 오스카(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3-05 15:3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도 뜨거웠다. 90주년을 맞이한 아카데미는 화려한 영화인들의 참석으로 시상식을 화려하게 수놓았을 뿐 아니라 의미 있는 메시지까지 전달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3월 4일(한국시각 5일) LA돌비극장에서 열렸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9년부터 아카데미 회원들이 뽑는 상으로 미국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진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미국 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을 받는 영화인의 축제 중 하나다.

지난 해에 이어 인기 토크쇼 MC이자 코미디언인 지미 키멜의 진행 아래 시작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무려 13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 됐던 '셰이프 오브 워터'가 오스카 최대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길예르모 델 토로)을 비롯해 미술상과 음악상을 가져가 4관왕에 올랐다.


게리 올드만, 데뷔 35년만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에 이변은 없었다. 영화 '다키스트 아워'(조 라이트 감독)에서 윈스터 처칠 역을 맡아 신들린 메소드 연기를 보여준 게리 올드만이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상복 없는 배우'라 불렸던 게리 올드만이 오스카 트로피를 받게 된 건 데뷔 35년 만에 처음이다.

게리 올드만은 1982년 영화 '리멤버런스'로 데뷔한 이후 '시드와 낸시' '레옹' '제5원소' '다크나이트'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 명배우지만 수상은커녕, 아카데미 후보에도 오르지 못해 의아함을 남겨왔다. 지난 2011년 '킹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로 마침내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티스트'의 장 뒤자르댕에게 트로피를 양보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물론, 제23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CCA),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모조리 쓸어 담으며 아카데미 수상에 청신호를 켰으며 마침내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게 됐다. 게리 올드만은 수상 직후 "기다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라는 의미 있는 소감을 전했다.


"올해는 배달사고NO"…오스카의 셀프 디스


지난 해 열린 제89회 시상식에서 수상자 카드 전달 실수로 인해 작품상 수상작을 잘못 호명하는 역대급 사고를 친 아카데미는 시상식이 시작하자마자 작년의 실수를 '셀프디스'하며 웃음을 안겼다. 오프닝을 위해 무대에 오른 시상자 지미 키멜은 "오늘 자신이 이름이 불려도 바로 일어나지 말아 달라. 한 1분 정도 기다렸다 나오길 바란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 않냐"며 작년 작품상 호명 실수를 언급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또한 그는 "작년에 있었던 일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올해 회장님께서 쇼에서 제대로 된 봉투를 전달하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체 89년 동안 어디에 집중하고 있었나 싶다"며 또 한번 셀프디스 했다.

아카데미는 작년 실수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작품상 시상자를 작년과 마찬가지로 배우 워런 비티와 페이 디너웨이로 택했다. 작년의 실수로 인해 멋쩍은 듯 웃으며 무대에 선 두 사람은 작품상 수상자로 '셰이프 오브 워터'를 호명했고 무대에 오른 길예모르 델 토로 감독은 무대에 올라 다시 한번 수상 카트를 확인해 퍼포먼스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블렉드레스 NO, 미투정신 YES!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는 물론, CCA, BAFTA 등 시상식에서 여배우들은 화려한 컬러의 드레스 대신 블렉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에 참석해 성폭력과 성차별에 대항하는 '미투운동'과 '타임즈업' 운동'을 지지한 바 있다. 이에 아카데미 역시 블렉드레스 물결이 이어질 거라 예상됐지만 여배우들은 블랙드레스 대신 형형색색의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서 눈길을 끌었다.

블랙드레스는 없었지만 미투 정신은 시상식에 완벽히 녹아있었다. 오프닝에서 지미 키멜은 '미투운동'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상습 성추행의 주인공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을 언급하며 "하비 와인스타인을 축출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쫓아내야 할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해봤다. 더 이상은 나쁜 일이 없어야 할 것 같다. 굉장히 용감한 분들께서 목소리를 내주셨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가 왔다. 변화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정말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무대 한 켠에 세워진 사람 모양의 거대한 오스카 동상을 가리키며 '할리우드의 가장 완벽한 남자'라고 말한 뒤 "두 손을 모으고 저속한 말을 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페니스(성기)가 없다는 점이다. 문자 그대로 '제한'의 남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쓰리 빌보드'(마틴 맥도나 감독)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모든 카테고리에 있는 여성 후보자들이 저와 함께 일어섰으면 한다"며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 메릴 스트립은 물론 모든 여성 제작자와 프로듀서, 작곡가, 디자이너를 일으켜 세웠다. 이어 "메릴 일어나달라. 함께 일어서주길 바란다. 제작자, 프로듀서, 디렉터, 작가, 촬영감독, 작곡가, 디자이너 모두 일어나주시기 바란다"며 여성 영화인에 대한 지지를 선보였다.

smlee0326@sportshcosun.com,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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