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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좋은 선배, 동료였는데…" 오달수 성추문이 몰고온 파장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3-02 17:04 | 최종수정 2018-03-03 10:5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여자에게 관심조차 없었던 선배였는데…."

오달수의 성 추문 사건이 영화계에 가져온 파장은 상당하다. 극악무도하고 섬뜩한 악역보다는 누군가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선역으로 관객에게 또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던 배우였기에, '오달수 사태'의 충격 강도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앞서 오달수는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작성된 게시글 댓글을 통해 성 추문 배우로 지목됐다. 그리고 최근 JTBC '뉴스룸'에 출연, 실명과 얼굴을 드러내 연극배우 엄지영이 오달수의 또 다른 성 추문을 폭로했다. 오달수는 피해자A의 첫 폭로에 "사실무근"이라고 강경하게 대응했고 엄지영의 폭로 이후엔 잘못을 인정한 것도, 부정한 것도 아닌 뜨뜻미지근한 사과를 건넸다.

무엇보다 대중이 분노한 지점은 오달수의 반쪽 해명, 반쪽 사죄다. 오달수는 성폭행, 성추행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기억은 안 나지만 자신 때문에 상처받은 이들에게 "한때 연애 감정이었다" "상처가 아물길 바란다"라는 위로의 뉘앙스를 취했다. 이로 인해 대중은 처음 부정했던 입장 때보다 더 큰 분노를 가지게 됐다. 피해자들, 대중에게 용서받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오달수다. 결국 오는 3월 방송 예정인 tvN 새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그리고 올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 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에 통편집, 퇴출당했다.

이런 오달수의 상황이 안타까웠던 것일까. 과거 오달수의 매니지먼트를 도왔던 매니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문의 심경 글을 게재해 또 한 번 공분을 일으켰다. 오달수의 전 매니저라 주장하는 글쓴이는 "3개월 정도 오달수의 매니저로 근무했다. 자신이 본 오달수는 술을 너무 좋아했지만 술자리에서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스킨십 역시 절대 하지 않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 취해도 끝까지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고 가끔 술자리에 여성이 있어도 절대 실수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존재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술을 마셨고 다른 배우들과 술을 마시면 본인이 자제했다. 평소 심하게 지루하고 낯가림이 심했다. 여자 몸에 절대 손 한 번 댄 적이 없었다. 나는 인간적으로 그를 좋아했다"며 오달수를 지켜본 일화를 전했다. 글쓴이는 자신이 겪은 오달수는 성 추문을 할 배우가 아니라며 여전히 신뢰했고 혹시라도 성 추문이 사실이라면 "제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시길 바란다"고 충언했다.

글쓴이처럼 배우 오달수이기 전 인간 오달수와 오랫동안 작품을 함께해왔던 충무로 사람들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까지 그와 같은 작품에서 호흡한 관계자는 본지를 통해 "정말 좋은 선배, 동료였다. 시골 마을에서 촬영할 때면 눈이 마주치는 동네 분들에게 수줍게 인사를 건넸다. 꽤 높은 연차임에도 현장에서 큰 소리 한 번 친 적이 없고 조용히 후배들을 다독이는 선배였다. 동료들과 만나더라도 매번 연기 이야기만 하는, 우리 사이에서는 진짜 천생 배우였다. 어쩌다 여자 후배들이 먼저 다가가면 놀라기 일쑤였다. 그래서 일련의 사건들이 마치 영화처럼 믿기지 않는다. 충격이고 참담하다. 잘못에 대해 질타 받는 건 당연하지만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진실은 오직 과거의 오달수와 피해자들만 알고 있기에, 아리송한 진위 여부 속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공개된 피해자들의 폭로 글과 오달수의 성 추문 심경 글은 말 그대로 공식적인 입장이며 이를 통해 판단해야 하는 대중은 "속았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중. '천만 요정' 오달수가 가져온 성 추문 파장은 당분간, 어쩌면 두고두고 충무로와 대중들에게 큰 상처로 남게 될 전망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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