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당신이 母인 게 창피"…'안녕' 빚보다 더 힘든 딸의 한마디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8-02-27 06:50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안녕하세요' 철없는 28세 딸을 둔 어머니의 사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26일 밤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소액결제에 중독된 딸을 정신 차리게 해달라는 어머니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고민 주인공으로 출연한 어머니는 "휴대폰 소액결제에 중독된 철없는 28세 딸 때문에 빚더미에 쌓여 독촉을 당한다"고 털어놨다. 어머니에 따르면 딸은 4년 전부터 게임, 쇼핑, 식비 등 다달이 100만 원 이상 소액 결제를 해 지금까지 3,500만 원 정도의 빚을 졌다. 게다가 소액결제 때문에 신용불량자까지 됐지만, 딸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도가 막히면 가족 명의 휴대전화로까지 결제한다고.

하지만 빚을 갚고 있는 건 딸이 아닌 어머니였다. 딸은 직장에서 가불까지 해서 하고 싶은 걸 무조건 누리는 반면, 어머니는 딸의 빚을 갚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어머니는 "편의점 월급이 150만 원이다. 빚 갚는데 100만 원 들어가고, 50만 원으로 휴대폰비를 내주고 각종 세금을 낸다"고 설명했다. 딸의 빚을 갚느라 생활비가 없는 어머니는 편의점 행사 상품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보일러 대신 19,800원짜리 전기매트 하나 사는 것도 수십번 씩 고민했다. 어머니는 "딸이 5살 때 집을 나간 남편이 2천만 원 빚을 남겼다. 밤낮으로 일해서 겨우 갚았는데 딸까지 빚을 안겨주니까 앞이 깜깜하다"고 토로했다.

딸은 어머니의 힘든 삶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처럼 안 된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딸은 과거 부모님의 부재에 대한 원망과 결핍, 우울증 등을 소액결제를 통해 해소했던 것. 이에 패널로 출연한 한영은 "나도 철이 없을 때 엄마를 원망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 일이 지금도 가슴에 사무친다. 지금 잘해야 한다.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며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딸 뿐만이 아니었다. 만화가가 꿈인 아들은 실수로 도용을 해서 벌금 1천만 원을 내야 하는데 못 낼 경우 가압류까지 된다는 것.

어머니는 딸을 독하게 혼내봤던 적이 없냐는 말에 "인연을 끊자고 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당신 같은 사람이 엄마인 게 창피하다'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딸은 "나도 모르게 홧김에 그랬다"며 미안한 기색을 보였고, 어머니는 "며칠 동안 가슴이 너무 아팠다. 제대로 밥도 잘 먹지 못하고 혈압이 떨어져 쓰러져서 응급실에 갔다"고 말했다.

MC와 패널들은 애견 미용사로 일하는 딸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딘딘은 "게임을 해서 인정받는 것보다 유기견 봉사 활동을 가서 전문 지식 뽐내고 사람들이 주는 존경심을 받아라. 게임에서보다 훨씬 보람이 클 거다"라고 조언했다. 또 신동엽은 "정말로 소액 결제 안 하고 지금이랑 달라지면 어머니가 제작진에게 연락을 달라. '동물농장' 팀의 전문가들을 소개해줘서 하고 싶은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대신 진짜로 달라져야 한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는 "네가 날 거울로 삼고, 엄마처럼 늙어서까지 빚을 갚다가 인생 다 보내면 안 되지 않냐.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소중한데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포기하지 마라. 엄마도 포기하지 않고 살지 않냐"며 "넌 할 수 있다. 돈도 모아서 결혼도 하고, 좋은 사람도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의 간절함이 진심으로 딸에게 닿아 이제라도 서로 힘이 되어주는, 삶의 동반자가 되는 모녀가 되길 바라본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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