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게임 만평] 잘 만든 '게임 MOD' 열 신작 안 부럽다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8-02-09 09:31





인기 있는 게임은 기본 콘텐츠가 충실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게임은 즐길 거리가 많으므로 유저가 쉽게 게임을 저버리지 않고, 오랜 기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콘텐츠가 많은 게임이라도 언젠가는 모두 소모되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 게임사는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해서 업데이트하면서 게임 수명을 연장한다.

그중에는 'DLC(Down Loadable Contents)'라는 이름으로 게임 내 아이템, 퀘스트, 복장, 캐릭터 등을 추가하거나 잠겨 있던 데이터를 해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 게임 요소를 반영해 새로운 게임처럼 창작하는 콘텐츠도 있다. 이러한 콘텐츠를 'MOD(Game Modification, 이하 모드)'라고 한다.

'모드'는 이미 출시된 게임 내부 데이터를 수정해 만드는 콘텐츠다. 게임 내 등장하는 캐릭터 외모나 아이템 외형 등을 변경하는 수준으로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게임처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모드'는 단독으로 출시되는 게임이 아니라 원본 게임을 수정한 콘텐츠이므로 원본 게임이 있어야 작동하지만, '모드' 중에서도 게임성을 인정받아 단독 게임으로 출시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카운터스트라이크(Counter-Strike)'다.

'카운터스트라이크'는 밸브 코퍼레이션(이하 밸브)이 1998년 출시한 FPS 게임 '하프라이프(Half-Life)'를 기반으로 만든 FPS 게임이다. 테러리스트가 벌이는 폭탄 설치, VIP 납치 등 테러 행위를 대테러부대가 막는다는 콘셉트로 게임이 진행된다. 1999년 처음 공개된 이후 꾸준히 업데이트를 지속하며 '모드'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유저가 플레이하는 인기 게임이 됐다. 이 같은 인기에 밸브에서는 '모드' 제작팀을 모두 자사에 채용하고 '카운터스트라이크'를 단독 게임으로 정식 출시한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1998년 출시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2002년 출시한 '워크래프트 3'도 '모드'와 유사한 콘텐츠가 인기 있는 게임이다. 두 게임에는 개발사가 자체 제공하는 맵 에디터를 통해 유저가 직접 제작한 '맵(Map)'을 플레이할 수 있는 '유즈 맵 세팅(Use map settings)'이라는 게임 시스템이 있는데, 유저 사이에서는 이를 줄여 '유즈맵'이라 불렀다.

'유즈맵'은 게임 내 존재하는 다양한 유닛, 건물 등을 맵 제작자가 원하는 대로 변경해 원작과는 전혀 다른 플레이 경험을 제공했다. 그렇지만 맵 에디터로는 게임 자체를 수정하지는 못해 '모드'와 '유즈맵'을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도 '유즈맵'은 전혀 다른 장르 게임이 탄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영웅을 선택하고 병력과 함께 공격로 3곳에서 상대를 압박해 나가는 '영원한 투쟁(Aeon of Strife, AOS)'은 훗날 '워크래프트 3'에서 큰 인기를 끈 '유즈맵'인 '디펜스 오브 디 에인션트(Defense of the Ancients)'와 '카오스(Chaos)'로 이어졌고, 이러한 계보에 따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 2' 같은 'AOS' 장르 게임이 등장할 수 있었다.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가 개발한 RPG '엘더스크롤' 시리즈도 '모드'로 유명한 게임이다. 시리즈 중 '오블리비언'이나 '스카이림'은 캐릭터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꾸거나 퀘스트나 던전이 추가되는 '모드'가 크게 유행했다. 특히 '스카이림'은 2011년 출시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2018년 현재까지도 다양한 '모드'가 등장할 정도로 인기 있다.

');}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7월 출시한 액션 빌딩 서바이벌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도 '모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유저 최대 4명이 전투와 건설에 맞춰 역할을 분담하고 몰려오는 괴물을 상대로 생존하는 '세이브 더 월드'가 기본 게임이다. 여기에 9월에 공개된 신규 '모드'로 유저 최대 100명이 마지막 생존자가 되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배틀로얄'이 추가됐다.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은 기존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건물 건설 시스템을 '배틀로얄' 장르에 도입하면서 독특한 게임성을 선보였다. 기존 '배틀로얄' 게임과는 다르게 언제든지 엄폐물을 짓고 확장하면서 보다 창의적인 플레이 경험을 제공했다.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은 이에 힘입어 출시 4개월 만에 유저 수 4천만 명을 넘고 동시 접속자 수도 200만 명을 돌파했다. '배틀로얄'은 기본적으로 무료 제공이지만, 게임을 접한 이후 '세이브 더 월드'를 플레이하기 위해 게임을 구매하는 유저도 증가할 정도로 흥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시된 지 오래됐지만, 지금까지 인기를 유지 중인 게임을 살펴보면 색다른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드'가 인기 이유인 경우가 많다"며 "완성된 게임 차제를 즐기는 유저도 많지만, 게임 콘텐츠를 변경한 '모드'를 직접 제작하거나 플레이하면서 원작과는 다른 경험을 원하는 유저도 적지 않아 게임사에서도 개발 부담이 큰 신작보다 '모드'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