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이병헌 "좋은 배우, 노력도 있지만 타고난 재능 중요하다 생각"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1-04 11:4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웃기는' 이병헌이 온다.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 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 JK필름 제작). 극중 한물간 전직 복서 형 김조하 역을 맡은 이병헌이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극중 이병헌이 연기하는 조하는 주먹 하나 믿고 평생을 살아왔지만 지금은 자존심만 남은 한물간 전직 복서. 한때는 WBC 웰타급 동양 챔피언까지 거머쥔 잘 나가는 복서였지만 지금은 스파링 파트너와 전단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만화방과 친구 집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중 우연히 17년 동안 떨어져 살았던 엄마 인숙(윤여정)과 재회해 당분간 인숙의 집에 머물게 되고 난생 처음 보는 동생 진태와 낯설고 어색한 생활을 시작한다.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 등 다양한 작품에서 스크린을 압도하는 강렬하고 묵직한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이병헌. 그는 이번 작품에서 저작에서 볼 수 없었던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인다. 겉으로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은근히 속정 깊은 반전 매력을 조하를 위해 되는 대로 자른 듯한 헤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추리닝 등 외적인 부분부터 파격적으로 변신했을 뿐 아니라 맛깔나는 코믹 연기부터 깊은 감정연기까지 소화하며 관객드레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이날 이병헌은 영화에 대해 "걱정했던 것 보다 좋았다. 다들 배우들이 각자 롤만 신경써서 연기를 하고 전체를 보게 되는 것은 완성본이기 때문에 전체가 어떻게 조화롭게 나왔나 궁금증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런데 음악을 다들 처음 들어보는 거였는데 정말 좋았고 후반 작업이 깔끔하게 완성된 거 보니까, 신인감독님이시다보니까 후반 작업 때 걱정을 많이 하셔서 덩달아 걱정을 했는데 깔끔하게 잘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만에 일상적인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해 "일상적인 캐릭터를 해야겠다는 의도적인 생각을 했던 건 아니다. '남한산성' 다음에 각 잡고 무게 있는 캐릭터가 내 마음을 울렸다면 또 그런 캐릭터를 했을 거다. 그런데 이번 작품의 시나리오 전체의 정서와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이 인물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건 그 다음 문제 인 것 같다. 이야기가 나를 움직이면 그 다음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 어떤 캐릭터를 맞냐는 저에게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중요한건 정서와 이야기다"며 "이번 영화는 울림이 있고 따뜻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많이 키득거렸다. 그리고 캐릭터도 좋았다. 조하가 가지는 그만의 정서가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병헌은 "아직도 새로운 작품을 할 때 긴장이 되냐"는 질문에 "선배님들이 항상 '늘상 너무 새롭고 긴장된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런 말에 정말 공감한다. 어린 배우들한테 형싱적인 멘트로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로 매번 긴장감과 걱정스러운과 고민의 형태가 다를 뿐인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는 타고 나는 거라고 생각하냐, 아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거냐"라는 질문에 고심 끝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 좋은 배우가 우리나라에 유독 많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나라에 정말 재능을 가진 배우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에서 좋은 배우라고 치켜세우는 많은 배우들을 보면, 솔직히 말자면 노력도 중요하지만 먼저 가진 재능이 타고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도 덧붙였다.

한편, '그것만이 내 세상'은 '역린'(2014)의 갱을 썼던 최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 등이 출연한다. 1월 17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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