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더 시원한 2막이 온다.
KBS2 월화극 '마녀의 법정'이 이전보다 강력한 사이다 전개를 예고했다. '마녀의 법정'은 출세 고속도로 위 무한 직진 중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강제 유턴 당한 에이스 독종마녀 검사 마이듬(정려원)과 의사 가운 대신 법복을 선택한 본투비 훈남 초임 검사 여진욱(윤현민)이 여성아동범죄전담부에서 앙숙 콤비로 수사를 펼치며 추악한 현실 범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법정 추리 수사극. 작품은 기존 지상파 드라마에서 잘 다루지 않던 여성아동범죄를 메인 테마로 내세워 신선함을 더했고, 막힘 없이 쭉쭉 뻗어나가는 고속도로 전개로 흥미를 돋웠다. 또 출세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마이듬과 따뜻한 휴머니즘을 간직한 여진욱의 호흡은 기존 한국 드라마의 성역할을 뒤흔든 것이라 독창적인 재미를 안겼다. 특히 마이듬을 연기하는 정려원은 전무후무한 독종 캐릭터로 속 시원하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 배우들의 열연까지 삼박자가 고루 갖춰지다 보니 시청률이 상승한 건 당연한 일이다. 9일 첫 방송은 6.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월화극 2위로 출발했지만 방송 4회 만에 12.3%까지 시청률이 상승, SBS '사랑의 온도'를 누르고 월화극 왕좌를 탈환했다.
30일 오후 2시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독점리의 세트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려원은 "마이듬 캐릭터는 내가 되고 싶은 여자다. 이성적이고 냉철하고 관찰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도전했다. 마이듬으로 봐주시니 감사하다. 이상적이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서 나도 너무 좋았다. 2002년 연기를 시작했는데 연기를 할 때마다 재발견이라고 한다. 나는 대체 언제 발견이 되는 건지가 의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듬이란 캐릭터가 많이 튀는 성격이다 보니 더 후한 점수를 주시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도 이듬이는 매력적인 여성이다. 자주성도 강하고 남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혼자 상처를 이겨낸 점이 멋지다. 아마 시청자분들도 그런 부분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내가 죽겠다 싶은 대본을 받으면 성장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샐러리맨 초한지' 때도 너무 힘들어서 찍다 죽는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주셨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쉽게 가는 부분이 단 한 씬도 없다. 매번 고도의 집중을 해서 이런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 성숙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어떻게 하지 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좀 생긴 것 같다. 예전에는 장르물이라고 하면 두려웠는데 하나씩 해가면서 하고 싶은 역할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현민은 "실제 누나가 내성적인데 작품이 끝나면 성격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시작하기 전에 성범죄 수위조절도 필요했고 타 방송에서는 다 로코물을 했기 때문에 봐주실지 고민을 많이 했다. 또 '마녀의 법정'을 하기 전 '나 혼자 산다'의 브래드가 빵 터져서 고민이 됐다. 그래도 드라마를 하면서 그런 부분이 잊혀지고 있다는데 대해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 모습 때문에 검사 역할을 더 많이 준비한 것 같다. 좋게 봐주셔서 즐겁다. 호응을 얻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다루는 사건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사건들이라 같이 분노해주시고 검사들을 같이 응원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아동 성범죄 사건에 대해 강한 분노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아동 성범죄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 많이 분노했다. 성범죄 중에서도 가장 추악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5회 대본을 보고 많이 떨렸다. 대본을 보고 너무 걱정이 돼서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다. 감독님도 얘기를 하시며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우리 작품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했다. 더 진지하게 다가가려고 했다. 방송 때문에 상처 받으신 분들이 그 기억이 상기되지 않을까 싶어서 힘들었던 회차다. 아직도 내가 잘 했는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마음이 안 좋다"며 눈물을 보였다.
전광렬은 "드라마가 잘 되는 이유는 정려원 때문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 작품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확신을 했다. 대본이 너무 좋고 정려원이 자기 캐릭터를 너무나 잘 분석한다. 배우들이 정말 찰떡 궁합이다. 후배지만 배울 점이 많다. 현민이도 순수하게 고뇌하는 젊은 검사를 잘해내는 것 같다. 카메라 앵글도 신선하다. 이제는 다영성 있는 소재를 다루는 드라마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여진은 "1,2회를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서 쇼킹했다. 여교수가 동성애자 제자를 성폭행하는 에피소드가 방송되는 걸 보면서 이게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두려우면서도 성폭력을 권력 관계로 다루는 새로운 시각에 놀랐다. 항상 여자가 피해자라는 흔한 패턴이 아니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알고 보는 난도 신선했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도 기분 좋은 충격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전광렬 선배님도 말씀하셨듯 함께하는 배우들의 에너지가 굉장히 밝고 강하다. 정려원은 어떤 여자 배우보다 에너자이저다. 굉장히 많은 분량을 소화하면서도 한번도 지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굉장히 밝고 리더의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녀의 법정'은 급작스러운 러브라인의 전개에도 사이다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윤현민은 "둘다 성격이 너무 다르다. 목표는 하나다. 선의를 위해서 뛰고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알콩달콩 했을 때 더 응원해주시는 것 같다. 우리도 과연 이 러브라인이 필요할까 걱정했었는데 그 부분도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다. 앞으로가 중요할 것 같다. 이듬과 진욱이 사건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고 공감하는 케미들이 있었다면 앞으로 전개될 부분에는 그 상처 안에 서로의 어머니가 얽힌다. 그래서 서로 가까이 갈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할 것 같다. 그런 걸 잘 진욱이스럽게 이겨내고 이듬이를 보듬어줄지 그런 모습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녀의 법정'은 앞으로 거대악와 마이듬-여진욱 패밀리의 대립을 본격적으로 그릴 예정이다. 김영균PD는 "초반에는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전해줬다. 후반에는 이듬이의 전사와 더불어 여가부 식구들이 새로운 관계망을 쌓고 새롭게 거대악과 맞서는 이야기가 좀더 진행될 것 같다. 애정과 관심을 갖고 시청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마녀의 법정'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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