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주말극 '황금빛 내인생'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황금빛 내 인생'은 금수저로 신분 상승 기회를 맞은 한 여인이 도리어 나락으로 떨어지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9월 2일 19.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이 드라마는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20%대를 돌파했다. 그리고 방송 8회 만에 30.9%로 시청률 30% 고지를 밟은 데 이어 지난 15일 방송된 14회가 32.4%로 또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아무리 KBS2 주말극이 시청률 20% 대를 보장하는 황금 시청률 텃밭이라고는 하지만, '황금빛 내 인생'의 상승세는 놀라운 속도다. 웰메이드 가족극으로 극찬을 받았던 전작 '아버지가 이상해'나 '아이가 다섯' 또한 각각 22회, 10회에 이르러 30% 고지를 돌파했다는 걸 생각한다면 '황금빛 내인생'의 기록은 눈여겨 볼 만한 속도다.
'황금빛 내인생'의 상승세에는 쾌속 전개와 사이다 여주인공의 활약이 큰 힘이 됐다. '황금빛 내인생'은 출생의 비밀, 뒤바뀐 신분, 가문의 악연 등 흔한 막장 드라마에서 나오는 소재들을 모조리 버무린 작품이다. 그러나 그것을 풀어가는 속도가 남다르다. 초반부터 꼬여버린 출생의 비밀을 그리더니 14회 만에 여주인공의 입으로 자신이 해성그룹의 혈족이 아니라는 걸 털어놓게 만들었다.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출생의 비밀로 질질 끄는 일반 막장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감을 보여준 것. 이를 통해 '황금빛 내 인생'은 식상한 소재조차 신선하게 보이는 착시 효과를 줌과 동시에 러브라인의 빅피처를 그릴 수 있었다. 앞으로 '황금빛 내인생'에서는 최도경(박시후)이 비밀을 털어 놓은 서지안(신혜선)에게 지켜주며 애틋한 마음을 갖게 되고, 여러 번의 위기를 두 사람이 함께 헤쳐나가며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그릴 전망이다. 뻔한 이야기는 빨리 쳐내면서 러브라인의 서사를 보다 탄탄히 할 수 있는 분량을 확보한 것이다.
여주인공 캐릭터도 상당히 흥미롭다. 보통 가족을 버리고 재벌가로 입성한 흙수저 캐릭터는 처음 가져보는 부와 권력을 놓치기 싫어 갖은 음모와 계략을 꾸미는 캐릭터로 전락한다. 하지만 서지안은 달랐다. 자신이 재벌가 핏줄이 아니라는 걸 알고나서는 집안의 재물에 욕심내지 않았다. 교통카드로 대중 교통을 이용하고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등 자신이 번 돈으로만 생활하려 했다. 자기 것이 아닌데 욕심내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하는 모습은 일반적인 드라마 속 민폐 여주인공과 맥을 달리하는 부분이라 호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러한 캐릭터는 신혜선의 똑 부러지는 연기를 만나 생생하게 살아났다. 신혜선은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처음으로 여주인공이 됐지만,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흙수저의 한계에 몸부림치고 신분상승을 갈망했지만, 막상 자신의 것이 아닌 자리에 오르자 망상에 빠질 정도로 심한 내적 갈등을 겪는 캐릭터의 심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유학가라"는 말에 가방을 잡은 손이 파르르 떨리는 신은 신혜선의 표현력이 얼마나 섬세한지, 그가 서지안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신이다. 매회 폭발적인 눈물 연기로 서지안의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그러면서도 똑 소리나게 자신의 인생을 찾아나가는 신혜선의 연기 덕분에 시청자는 캐릭터에 함께 감정이입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공감되는 여주인공 캐릭터와 빠른 전개에 힘입어 '황금빛 내인생'은 쾌속 질주를 하고 있다. '황금빛 내인생'이 앞으로 써내려 갈 시청률 신화가 기대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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