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조성하 "16번 탈색으로 만든 백발 교주, 인생캐릭터 만났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9-30 11:4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조성하(51)가 16번의 탈색으로 백발 백정기를 만든 것에 대해 "사이비 교주의 가장 완벽한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16부작으로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구해줘'(정이도 극본, 김성수 연출)에서 구선원 속 두 얼굴의 사이비 교주, 영부 백정기를 연기한 조성한. 그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구해줘'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 및 근황을 전했다.

매 작품 색다른 장르, 신선한 캐릭터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조성하. 이러한 그가 tvN 드라마 'THE K2' 이후 약 1년 만에 '구해줘'로 또 한 번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가 '구해줘'에서 맡은 영부 백정기는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언변으로 작은 시골 마을인 무지군에 구선원이란 사이비 종교를 만드는 것은 물론 스스로 영부(영의 아버지)라고 칭하며 신자들을 유혹하는 교주다. 신의 구원을 받기 위해서 물욕을 버려야 한다며 신도들의 헌금을 갈취하고 여성을 성 노리개로 삼는 파렴치한 악인이다. 특히 조성하는 '구해줘'의 악랄한 백정기를 표현하기 위해 16번의 탈색으로 백발 이미지를 만들었고 하얀 슈트로 선과 악의 대비를 명확하게 만들어 캐릭터에 힘을 불어 넣었다.

이렇듯 '구해줘'는 실로 사이비 종교의 민낯을 낱낱이 들추는 스토리와 인물로 만족감을 선사했다. 첫 방송부터 사실적인 사이비 종교의 폐단을 묘사해 시청자로부터 호평 받은 것. 역대급 장르물로 등극한 '구해줘'는 오드(OCN 드라마) 역사의 새로운 획을 그은 명품 드라마로 시청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조성하는 "실제로 독실하게 믿는 종교는 없지만 그럼에도 믿는 종교를 꼽자면 불교다. 절에 가 풍경 소리를 들으며 힐링하는 정도다. 길에서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어오는 사람들과도 일절 대화를 나누지 않는 편이다. 그런 내가 사이비의 폐단을 그린 작품을 선택했다. 이 작품을 시작하기 전 사이비 종교에 대한 자료를 많이 봤다. 기독교를 근간으로 한 집단이 많은데 일단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교회 목사님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사람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이들을 보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신앙 외에 줄 수 있는 믿음에 대해 고민했다. 외모적인 변화도 필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머리도 백발로 탈색하고 옷도 흰색으로 입는 도전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성수 PD와 정이도 작가에게 찾아가 1초의 주저함도 없이 백정기 비주얼을 제안했다. 내면에는 검은 속내가 가득한 백정기이지만 겉으로는 백발과 흰 슈트로 순수하고 깨끗한, 신성한 모습으로 신도들을 유혹하고 있는 괴리를 안겨주고 싶었다. 아마 사이비 교주의 가장 완벽한 최초의 모델을 만든 게 '구해줘'의 백정기가 아닐까 싶다. 누구보다 백정기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솔직히 나 같은 중년 배우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많지 않다. 대게 형사, 법조인, 기업인, 아니면 아빠다. 신선하고 파격적인 백정기 같은 캐릭터는 평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인생 캐릭터인 셈이다. 백정기 안에서 최선을 다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했고 이게 통했는지 시청자도 큰 사랑을 보내줬다. 후회 없는 여정을 잘 마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이비 교주로 두 달간 살아온 조성하는 "현실 속 사이비는 드라마에서 나온 것보다 더 충격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구해줘'에서는 암 환자를 시술하고 암을 꺼내 보여주는 등의 쇼킹한 장면이 이어지지만 실제는 더 잔인하고 비현실적인 일들이 많다. 눈속임을 많이 할 수 있는 장치를 가지고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상대의 심리를 이용한다. 또 사이비에 들어간 순간 맹목적으로 충성할 수밖에 없는 심리적 게임을 많이 한다더라. 우리가 보여준 건 아주 일부다. 우리 작품을 시작으로 앞으로 사이비 종교의 폐단을 다룬 작품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사람은 나약한 존재다. 생각 하나만 바꿔도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된다. 순간 방심하게 되면 그 방심하게 된 틈을 통해 사이비 종교는 들어오게 되고 삶을 황폐하게 만든다. 우리 스스로 경계해야 할 부분이고 '구해줘'가 아주 미미하지만 이러한 경각심을 열어준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맞서 첫사랑을 구하기 위한 뜨거운 촌놈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다. 조성하, 택연(2PM), 서예지, 우도환, 이다윗, 정해균, 윤유선 박지영, 조재윤 등이 가세했고 영화 '무명인' '야수'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의 첫 드라마 데뷔작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HB엔터테인먼트, 라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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