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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제작사 더 램프 박은경 대표 인터뷰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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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피부로 와닿는 외압은 없었어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푸른 눈의 목격자',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로 향한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제 에피소드를 모티브로 만든 휴먼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 지난 2일 개봉해 2일 만에 100만, 3일 만에 200만, 4일 만에 300만, 5일 만에 400만, 7일 만에 500만, 8일 만에 600만, 11일 만에 700만, 13일 만에 800만, 14일 만에 900만, 그리고 19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지난 1월 설날 개봉한 '공조'(김성훈 감독)의 흥행 기록(781만7459)을 약 7개월 만에 갈아치운 '택시운전사'는 올해 최단 기간·최다 관객을 끌어모은 작품이 됐다. 한국영화로는 15번째, 외화를 포함한 기록으로는 19번째 1000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큰 흥행 성적을 가진 영화이기도 하다.
올해 첫 번째 1000만 돌파 영화로 등극하며 개봉 4주 차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택시운전사'. 이를 제작한 제작사 더 램프의 박은경(45) 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쇼박스 사옥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모두가 우려했던 '외압'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2016년 6월 첫 촬영을 시작한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그리고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송강호가 출연을 결정한 만큼 주변의 우려도 컸던 게 사실. 박근혜 전(前) 정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알게 모르게 외압도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됐지만 정작 제작자인 박 대표는 "외압은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전 굉장히 단순한 사람이라서요(웃음). 제작 당시에도 주변에서 우려 아닌 우려를 많이 들었는데 그겐 제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아예 고민을 안 했어요. 하하. 그냥 어떻게 하면 '택시운전사'를 잘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만 해서 다른 외적인 부분은 신경을 못 썼어요. 그리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실에 대해서는 여러 매체를 통해 사실로 입증된 부분이 있잖아요. 외압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외압의 부담감이 아니라 개인의 무게감은 있었어요. 워낙 큰 사건이고 이걸 전달하는 입장에서의 부담감과 무게감은 있었죠(웃음)."
박 대표는 영화 속 장면 중 황태술(유해진)이 김만섭(송강호)에게 건넨 '전남 2 나 0310' 택시 번호판과 엔딩에서 광화문을 가자는 손님을 태우며 "광화문? OK!"라고 외치는 김만섭의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택시운전사' 속 번호판은 박근헤 전 대통령의 탄핵일(2017년 3월 10일)을 떠올리게 하고 광화문 신은 지난해 전국을 뜨겁게 달군 촛불 집회를 상징하는 게 아니냐는 관객의 추측이 들끓었다.
"우리도 개봉 이후 관객의 반응을 보고 알게 됐어요. 정말 우연의 일치죠. 하하. 번호판은 진짜 의도치 않았어요(웃음). 저희는 번호판의 번호가 뭔지도 몰랐는데 관객들이 보고 나서 그 이야기(탄핵일)를 해주더라고요. 미술팀이 만든 번호였는데…. CG 오해도 받았지만 정말 아니에요. 하하. 광화문을 가자는 장면은 남산, 김포공항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어요. 그런데 남산으로 가면 너무 관광지 느낌이 날 것 같고 김포공항은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기자를 다시 만나러 가는 것처럼 보일까 봐 조심스러웠어요. 광화문 장면에 대해 갑론을박이 좀 있죠(웃음). 촛불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 광화문 신을 촬영했는데 편집할 당시 촛불 집회가 열려 '편집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몇몇 스태프는 '다시 찍자' 제안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죠. 제작진이 광화문 장면에서 중요시했던 포인트는 '광화문? OK!' 대사였어요. 처음에 김만섭이 위르겐 힌츠페터를 만났을 때 '광주? OK!' 하잖아요. 그걸 연상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의미심장한 장면이 됐어요. 하하."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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