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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굴욕도 정글도 OK'…이경규의 50가지 그림자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5-24 11:17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예능대부'란 타이틀은 괜히 얻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경규의 게스트 활약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더욱 그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일관된 한 가지 캐릭터인데도 다양한 프로그램에 녹아든다. 급기야 패키지와 정글 생존이라는 극과 극의 예능을 소화하며 예능계 대부다운 위엄을 떨치고 있다.

이경규는 38년 예능 인생의 무게를 내려놓고 최근 다양한 프로그램에 도전해 후배들과 거침없이 어우러지고 있다. '무한도전'에 10년만에 게스트로 출연해 따라갈 수 없는 입담을 과시하더니 '마이리틀텔레비전'으로 1위 행진을 이어가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라디오스타', 런닝맨', 'SNL코리아 시즌7', '아는형님' 등에 출연하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특히 최근 '아는형님'에서는 동생들의 반말과 듣도 보도 못한 '무근본 화법'에 잇따라 공격당하며 방송 내내 웃음을 자아냈다. 하이에나 같은 동생들의 공격과 몸을 사리지 않는 대부의 만남은 게스트를 막대하는 '아는형님'의 매력을 극대화, 5.609%(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번 JTBC '뭉쳐야 뜬다'와 SBS '정글의 법칙'은 그런 이경규의 행보에 정점을 찍는 프로그램이다. 이경규는 지난 23일 방송을 시작한 '뭉쳐야 뜬다' 호주 편에 게스트로 참여했다. 1988년 여행 자율화 이후 패키지 여행은 처음이라는 그는 처음에는 어색해 했지만 곧 패키지에 최적화 된 예능인의 면모를 뽐냈다.

정해진 미션이나 시간 걱정없이 오로지 짜여진 패키지 여정대로 움직이면 되는 패키지의 매력에 이경규는 금방 빠져들었다. 여행을 즐기면서 "'뭉쳐야뜬다'가 세계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화낼 일이 없다"며 치켜세우더니 급기야 제작진에 '규라인' 멤버들을 소개하며 출연료까지 협상해 눈길을 모았다. 이경규는 "멤버들 바쁠 때 우리가 갈 수 있게 2부리그 만들어야겠다"며 욕심을 내 멤버들을 긴장케 했다.

그런가하면 19일 방송을 시작한 '정글의 법칙 와일드 뉴질랜드'에서는 후발대로 합류를 예고, 패키지 여행과는 180도 다른 생존 전쟁을 기대케 하고 있다. 호주와 이웃하고 있는데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닮아 있는 뉴질랜드에서 극과 극의 스토리를 펼쳐낼 전망.

아직 본격적으로 합류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첫 회 프롤로그에서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뿜어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경규는 호기롭게 출발을 알렸지만 촬영이 시작되자 "내가 여기 왜 왔는지 모르겠다", "프로그램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툴툴대는 모습을 보였다. 정글 생활이 길어질수록 급속하게 안색이 어두워졌고, 결국 낚시줄만 부여 잡은 채 맨바닥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과연 그가 정글에서도 대부의 카리스마를 지킬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경규는 이들에게 배달된 영상 속에서 "이번 정글의 법칙을 통해서 후배들이 눈물 펑펑 흘릴 수 있도록 하겠다. 재수도 없게 어떻게 나랑 같이 가냐"라며 선전포고로 이들을 떨게 만들었다. 김병만은 "한 달전부터 잠을 못잤다"며 대선배 이경규의 합류로 6년차 족장 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경규는 그간 리얼 버라이어티부터 토크쇼, 라이브쇼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의 성격을 막론하고 소화해 내는 예능감을 보여줬다. 출연만했다하면 시청률과 화제성을 담보하며 '예능 대부'의 명성을 이어 왔다. 후배들과 제작진을 긴장케하는 카리스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예능에서 러브콜을 받는 이유다.

패키지와 정글 생존이라는 정반대의 여행 예능마저 소화해내는 캐릭터의 힘이 놀라움을 자아낸다. 특히 서로 다른 포맷임에도 불구, 양쪽 프로그램 속 이경규의 모습이 모두 궁금하게 만드는 것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다시금 실감하게 한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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