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뱀파이어가 세상에 존재한다면, 그건 임수정이 아닐까. KBS 드라마 '학교4'(2001)에서 반항미 넘치는 고등학생으로 존재를 드러낸 임수정은 그 이후로도 줄곧 그때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늘 같은 맑은 얼굴로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도, 작품 속 캐릭터들과 딱 맞는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건 큰 매력이다. 그 사이에서 스타일은 조금씩 알맞게 변모됐고, "임수정은 시대의 뮤즈"라는 고경표의 말처럼 당대의 유행을 상징하는 워너비 같은 존재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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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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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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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의 '완판'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의 송은채는 의상은 물론 헤어스타일, 신발까지 모든 것을 유행시켰다. 임수정의 맑은 느낌을 그대로 담아낸 순정만화 같은 패션에 여대생들은 열광했다. 특히 포스터에서부터 떡하니 자리잡은 무지게 니트는 드라마의 상징물이 됐고, 드라마 방영 직후 전량 품절에 수많은 카피품들을 양산시켰다. 어그부츠는 또 어떤가. 본래 양털 보온용 투박한 신발이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귀여운 여성의 필수 겨울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임수정의 20대 초반이 매력이 그대로 담긴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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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종욱찾기'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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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종욱찾기'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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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종욱 찾기'(2010) 속 임수정은 더욱 캐주얼하다. 일상에 지친 뮤지컬 감독으로 나오는 덕에 늘 밀리터리룩에 바지에 야상, 선머슴 같은 옷을 선보이지만, 아담한 체격과 어우러져 사랑스럽다. 무심하게 둘러 묶은 머리와 헝클어진 앞머리 컬은 보이시하게, 임수정 특유의 내추럴한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특히 모든 이들이 인도행을 꿈꾸게 만들었던 여행 스타일은 털털하고 자유분방하다. 짧게 둘러 묶은 반다나 머플러와 큰 백팩, 살짝 헐렁한 청바지는 여행 판타지까지 자극했다. 내가 꼭 임수정과 같은 모습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공유라도 만날 것 같은 그런 환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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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아내의 모든것'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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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동안' 임수정이 아내의 얼굴로 돌아왔을 때, 어색할거라는 우려들은 한방에 씻겨졌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에서 외로움에 지친 나머지 수다쟁이에다 바가지 대마왕이 되어버린 아내를 임수정은 살짝의 노출이 가미된 편안하고 느슨한 홈웨어, 트렌치코트 등 성숙한 아이템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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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아내의 모든것'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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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극 후반 다리를 다친 채 남편을 위해 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빼입고 파티에 참석했을 때의 임수정의 모습은 진짜 아내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또한 임수정의 상징과도 같던 중단발을 털어내고 살짝 컬이 들어간 긴머리 스타일은 임수정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과 함께, 여성스러운 매력을 밖으로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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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시카고 타자기'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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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시카고 타자기'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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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레트로다. 임수정은 tvN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2017)를 통해 '경성 스타일'로 돌아왔다. 1930년 독립운동가와 2017년의 수의사를 오가는 임수정은 시대 배경에 걸맞은 다채로운 스타일을 선보인다. 1930년 경성에서는 얼굴보다 훨씬 큰 베레모에 레트로풍의 멜빵 팬츠 등 매니쉬하면서도 차분한 스타일을, 현대에서는 라이더재킷과 크로스백, 백팩을 이용해 스타작가의 '빠순이'다운 발랄하고 캐주얼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경성이던 서울이던, 특유의 순수해 보이는 얼굴은 여전했고 캐릭터와도 찰지게 들어맞는 매력 또한 그대로였다. '시카고 타자기로' 14년만에 안방극장으로 컴백한 임수정. 이에 탄력을 받아 앞으로 또 어떤 스타일을 보여줄 지 벌써부터 기대가 쏠린다.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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