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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지금 필요한 건 스피드다.
'추리의 여왕'은 벌써 3회 동안이나 김호순 납치 사건을 다루고 있다. 문제는 이 사건 해결 과정이 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제목과는 달리 추리 과정이 상당히 어설프다. '추리의 여왕'은 우연히 발견한 단서가 확증이 되고, 그 확증을 바탕으로 사건을 100% 해결하는 전개를 따르고 있다. 우연의 반복이 거듭되면서 극의 메인 코드인 추리 과정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있다. 장르물에서는 보다 촘촘하고 디테일한 구성이 필요하다.
26일 방송이 대표적인 예다. 경찰인 하완승이 김호순을 잡겠다는데도 굳이 유설옥이 나서겠다며 버스킹을 부탁하고, 무려 '커플 자전거'로 김호순을 추격하는 등의 모습은 일반인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전개다. 더욱이 이런 맥락없는 장면이 극의 절반 이상을 잡아먹으며 정작 중요한 사건 해결은 제자리 걸음을 보여 답답함마저 느껴지게 했다. 시청자들도 혹평을 내놨다. 초반에는 한국판 '셜록'을 기대하게 만드는 독특한 소재와 코믹한 분위기, 배우들의 열연에 관심이 갔지만 갈수록 늘어지고 내용도 없는 전개에 실망감을 느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행히 이날 방송된 '추리의 여왕'은 10.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사임당-빛의 일기'는 7.8%, MBC '자체발광 오피스'는 6.8%의 시청률에 그쳤다. 하지만 '추리의 여왕'이 속도감을 되찾지 못한다면 수목극 왕좌 또한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최근 시청자 트렌드는 스피디한 사이다 전개라는 것을 떠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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