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 허지웅이 전한 ‘좋은 어른의 자격’[종합]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7-03-01 22:43



[스포츠조선닷컴 홍민기 기자] '말하는대로' 허지웅이 '좋은 어른의 자격'에 대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1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말하는대로'는 베테랑 이야기꾼 김제동, 섹시한 글쟁이 허지웅, 천재 로봇공학자 데니스홍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첫 버스킹은 김제동이 꾸몄다. 주제는 '진짜 중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는 "우리는 공부를 안 하면 더울 때 더운데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데서 일한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하지만 저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 울산에 갔더니 정주영 회장 어록이 걸려 있었다. 그 옆에 우리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도 걸어주면 안될까요?라고 덧붙였다.

김제동은 '함부로 묻는 사람들'에 대해 말했다. 그는 "진짜 궁금한 사람들은 함부로 묻지 않는다"며 "자신의 잣대를 중심으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만히 있거나 할 때 '쓸모없다'고 평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대적 해야한다"며 "'당신들의 쓸모로 나를 재단하지 마'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너희들은 잘 지내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전부다"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진실된 위로에 대해서는 "상처입은 사람을 위해 내 몸에 일부러 상처를 낼 필요는 없지만, 상처난 영혼들을 위해 서로 마음을 나눈 다는 게 진정한 위로가 아닐까요"라는 말로 버스킹을 마무리 했다.
두 번째 순서로 허지웅이 나섰다. 그는 "좋은 어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라는 주제를 꺼냈다.

허지웅은 "그동안 운이 없어서 좋은 어른을 못 만나봤다"며 "멘토 같은 존재이자 자신감을 주는 사람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부재, 19살 때부터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과거 학비와 생활비, 등록금 등 마련을 위해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던 '텔레마케팅 아르바이트' 시절을 떠올렸다. 허지웅은 당시 회사 부장님에 대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청년들에 대한 연민', '자신의 젊은 날' 등 일화를 통해 많은 말을 전해주었던 것. 하지만 "부장님이 직원들 2달 치 월급을 가지고 도망치기 전까지는"이라고 덧붙이며 뒤통수 맞은 사연을 공개했다.

힘겹게 부장님을 찾았지만 '나이 먹으면 이렇게 될 거다'라는 말이 돌아왔다. 허지웅은 "그 말이 그리스 비극의 저주처럼 느껴졌다"며 "그런 부장님을 어른이자 롤 모델로 생각했다니 끔찍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 낼 돈이 없던 허지웅은 "술을 마시고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 허지웅은 "그때 너무 힘들고 창피했다. '왜 부모한테 사랑받지 못할까?'라고 자책했다. 방에 틀어 박혀서 며칠 동안 울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생영화 '록키'를 만났다. 그는 영화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며 "주인공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15라운드 경기를 펼쳤다.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극 중 '미키' 관장을 언급하며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근사한 걸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고집과 태도에 대해 생각한다. 그런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게 좋은 어른으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나한테는 그게 글쓰기다"는 말로 허지웅은 버스킹을 마쳤다.


세 번째로 무대에 선 '천재 로봇공학자' 데니스홍은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에 대해 고백했다.

그는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로 옮기기 전 소속됐던 로봇 연구소에서 11년간 많은 로봇을 만들었다"며 프로젝트 중에 하나였던 '재난구조 로봇 토르'에 대해 소개했다.

데니스 홍은 "2012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사람 대신 재난 현장에 갈 수 있는 로봇이 필요했다. 당시 3년 동안 수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재난구조 로봇 토르'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도전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고민 끝에 현 소속인 'UCLA'로 대학을 옮기기로 결정했고, 믿었던 스승이자 멘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고 밝혔다. 당시 "아쉽지만 정말로 축하한다. 네가 자랑스럽다"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고 전한 그는 "캘리포니아로 이사하기 일주일 전, 로봇연구실을 찾았지만 비밀번호가 바뀌어있었다"고 전했다.

데니스 홍은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UCLA로 이사를 간 며칠 후, 출전을 준비하던 대회 측으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데니스홍이 떠나온 학교에서 그가 개발한 로봇과 팀으로 로봇대회를 출전한다는 것.

데니스홍은 "이전 대학에서 11년간 모든 걸 쏟아부어 만든 자식과도 같은 로봇들을 줄 수 없다고 하더라"며 "미국 대학교에서는 대학교를 옮길 때, 보통 자기가 사용하던 기자재를 옮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관행"이라며 억울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데니스 홍은 "당시 세상에 홀로 남은 기분이었다"며 "어떻게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할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로봇을 만드는 가치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데니스 홍은 "사람을 헤치는 로봇은 만들기 싫다. 무기가 달린 로봇은 만들지 않는다"고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아들에게 자랑스럽지 않은 일을 하고 싶지 않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로봇을 만든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도구가 로봇 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kmklif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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