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집방 저무는 순간, '내집이 나타났다'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2-06 16:15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집방'이 이대로 트렌드가 되지 못하고 저무는가 싶은 순간, '내집이 나타났다'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3일 첫 회를 방송한 JTBC 예능 프로그램 '내집이 나타났다'(이하 '내집이다')가 그간 방송가에서 차세대 아이템으로 꾸준히 도전해 왔으나 인기를 끌지 못했던 '집방'(집 고치는 방송)의 막힌 봇물을 텄다.

'먹방(먹는 방송)' 열풍이 휩쓸고 간 안방에는 '집방'이 속속 등장하며 다음 자리를 노렸다. 그 형태나 중심 포인트는 각기 다양하지만 XTM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 tvN '내 방의 품격', 채널A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 tvN '렛미홈' 등 적지 않은 예능이 집을 꾸미거나 고치는 것을 소재로 출사표를 던졌다.

자기집 마련이 어려워진 요즘 저렴하게 집을 꾸밀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방스타그램'과 '온라인 집들이' 등 자신이 예쁘게 꾸민 집을 자랑하고 그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어하는 움직임이 동반되며 트렌드가 됐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잡기 위한 소재 발굴에 골몰하는 제작진들이 '먹방'의 인기를 이을 다음 소재로 '집방'을 택한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럽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이미 10년전 트렌드를 거슬러 큰 사랑을 받았던 집방의 조상 '러브하우스'와 차별화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한 공간의 두 가지 인테리어법을 소개하고 배틀을 한다(헌집새집)던지, 고효율의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내 방의 품격), 공간 활용과 청소 수납 등 관리 기술(렛미홈) 등이다.

집 꾸미기의 영역을 좀 더 세분화하고 전문화한 이들 예능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는 했지만 대중적으로 어필하지는 못했다. '집방'의 불씨도 결국 타오르지 못하내 이대로 저무는 듯했다. 이때 '러브하우스'가 부활한 듯한 '내집이 나타났다'가 오히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며 반전을 선사했다.


'러브 하우스'는 사연 위주에 집중하고 전문가가 꾸며주는 집의 '변화'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내집이다' 또한 '러브하우스'와 닮았다. 건축가 양진석이 집의 구조와 소재, 시공방식 등을 간략히 소개하기는 하지만 최근 '집방'처럼 이를 전문적으로 상세히 다루지는 않는다. 대신 "옥외 화장실이 무서워 우는 여동생"과 같이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연에 눈높이를 맞췄다.

1회에서는 어린 남매가 사는 집이라곤 믿을 수 없던 강화도의 '100년 된 넝마집'이 낡고 비위생적인 모습을 벗고 아이들의 놀이공간과 넓은 마당을 갖춘 공간으로 깜짝 변신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게스트 권상우는 아들을 키우는 아빠답게 아이들을 섬세하게 배려한 선물과 대화로 눈길을 모았다. 공부방과 놀이방을 결합한 'K룸'은 권상우가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해 더욱 감동을 안겼다.


이처럼 정보성보다는 '감동'과 '힐링'에 주력한 '내집이다'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 1회 시청률 3.6%(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로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이는 지난달 27일( 종영한 '팬텀싱어' 1회(2016년 11월 11일 방송) 2%보다도 1.6%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내집이다'는 기본적으로 과거 '러브하우스'와 비슷한 구조. 사연을 받아 낡은 집을 맞춤형 새집으로 바꿔주고 가족들의 행복과 웃음을 찾아준다는 기획이다. '착한 예능'의 원조MC 이경규와 '러브하우스'로 익숙한 양진석이 손을 잡아 향수를 자극했다. 매회 화려한 스타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직접 사연자들을 찾아 격려하는 것은 물론, 직접 시공 과정에 참여하는 모습을 담아 공감까지 잡는다.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파악해 다시 한 번 '러브하우스'를 잇는 집방 열풍을 예고하는 '내집이다'. 다만 10년의 간극이 있는만큼 '러브하우스' 시절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오래 유지하는데는 한계가 분명이 있다. 이에 진화된 집방으로서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하는 숙제도 품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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