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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김은숙 작가의 마법은 이번에도 통할까.
김은숙 작가는 시청률면에서 불패 신화를 쓰고 있다.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부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고 이후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들', '시크릿 가든' 등이 모두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시청률이 저조한 편이었던 '시티홀'조차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김원석 작가와 공동집필한 '태양의 후예'가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다시 한번 저력을 과시했다.
그래서 김은숙 작가의 마법이 '도깨비'에서도 구현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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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은숙 작가는 "작품 할 때마다 전작에 대한 부담이 없냐는 질문은 많이 받는다. 전작들이 좀 잘됐나보다. 나는 그냥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에게 또 하나의 기회가 주어져서 편성도 쉽게 받을 수 있고 캐스팅 제의를 했을 때 배우들이 조금더 한번 심사숙고 해준다. 운도 좋고 그만큼 노력도 했다. 부담보다는 이번 드라마도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양의 후예'는 후반부에 내가 대본을 잘 못 쓴거다. 늘 대사발만 있다는 지적을 많이 듣는다. 그것마저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12회 대본에 대해 감독님도 같은 지적을 하셨는데 그때 당시에는 내가 많이 미흡해서 그 정도라면 완고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잘못을 해봤으니 이번 드라마는 서사를 잘 운용해서 엔딩까지 힘 빠지지 않게 하겠다. 내가 그런 일은 없게 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열심히 하겠다. 변해보겠다. 끝까지 관심 갖고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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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도깨비'도 마찬가지다. 여자주인공인 지은탁(김고은)은 죽은 혼을 보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특이점이 없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못된 이모와 이종 사촌들의 구박을 견디며 자란 고3 수험생이다. 설정부터 너무나 명확한 신데렐라인 셈이다. 이러한 식상함을 벗겨내는 건 남자 캐릭터들이다. '도깨비'에는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 김신(공유), 기억상실에 걸린 섹시한 저승사자(이동욱), 재벌 3세이자 13대 째 도깨비를 모시는 가신 집안의 4대 독자 유덕화(비투비 육성재)가 등장한다. 이렇게 세 남자의 브로맨스와 김신-지은탁, 저승사자-써니 커플의 로맨스가 '도깨비'의 핵심 내용이다. 이제까지 김은숙 작가가 선보였던 그 어떤 작품보다 판타지가 강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김은숙 작가는 남자 주인공만 잘 그려낸다는 지적에 대해 "김고은과 미팅했을 때 그런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열심히 그리겠다고 했다. 나는 뚜렷한 단점과 장점이 있는 작가다. 계속 보완하려고는 하는데 표현이 될지 모르겠다. 이번 드라마는 남자 배우들만 있지 않다. 모든 캐릭터가 보이게 하려고 감독님과 회의했고 지금까지는 잘 가고 있는데 잘 될지 안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내가 공유에게 5년 동안 거절 당해왔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 제의를 할 때도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이번에도 오래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금방 답을 줬다. '이렇게 소심하고 겁 많은 도깨비라도 괜찮으시다면 이 작품을 하겠다'는 문자를 줬다. 감독님께 바로 전송했다. 너무 신났다. 나도 감독님도 겁이 많아서 걱정이 되지만 우리 다같이 잘 해보자고 했던 기억이 난다"며 "공유의 도깨비 캐릭터는 신이기 때문에 엄청나다. 그런 장점이 있다. 자료 조사를 했는데 많지 않더라. 그래서 상상이 가능했고 많이 보탤 수 있었다. 상벌이 확실하고 화와 복을 주고 신적인 이미지도 있다. 그런 요소들을 잘 각색해서 가져왔다. 인간이 아니라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리는 남자주인공 캐릭터 중에서도 도깨비와 저승사자는 오래 남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도깨비'는 12월 2일 오후 8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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