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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 앙금이란 없다. 배우 강동원(35)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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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강동원의 변화는 느껴졌다. 무엇보다 언급 자체를 꺼리던 3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와의 앙금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것부터 달라졌다.
강동원은 부산영화제 측이 '개막식 레드카펫에 서지 않을 것이면 아예 부산을 오지 말라'고 억지를 부렸다는 입장 때문에 불참을 선언하게 됐다고 전했고 반면 부산영화제 측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갈라 프리젠테이션으로 초청된 작품인데 기술 시사로는 부산에 왔으면서 기자회견 및 GV는 참석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대응했다.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잡음을 양산, 결국 강동원의 '불참 논란'으로 번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강동원은 울며 겨자 먹기로 GV에 참석하면서 사태를 일단락시켰지만 이후에도 강동원과 부산영화제 사이의 응어리는 풀리지 않았다. 이후 강동원과 부산영화제 관계자가 따로 자리를 마련해 오해를 풀었다는 풍문이 들렸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 그렇게 3년이 지났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강동원이 출연한 작품은 부산영화제에 초청받지 못했고 강동원 역시 부산영화제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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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산영화제와) 앙금을 풀고, 안 풀고를 떠나 누구나 어려운 상황에서는 돕고 싶은 마음이 먼저이지 않나? 감정이 상한 상대가 어려움에 빠졌는데 그 옆에서 '잘됐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앙금은 앙금이고 힘들 때는 서로 돕는 게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혹시 내가 참석한다면 부산영화제가 조금이나마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실제로 참석을 계획했다. 그런데 이게 또 운명인지 부산영화제 기간에 해외 스케줄이 잡혀 참석할 수 없게 됐다. 많이 안타까웠다. 인연이란 게 쉽지 않다는 걸 느낀 순간이다. 다음 해가 될 수 있고 먼 미래가 될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부산영화제를 방문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해묵은 앙금은 별개로 말이다"고 웃었다.
한편,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남자와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의 세상은 몰랐던 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동원을 주축으로 신은수, 이효제, 김희원, 권해효 등이 가세했고 엄태구의 친형이자 '잉투기'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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