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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3만 명의 작은 도시 원주가 댄싱카니발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 축제는 1,50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전시행정, 예산낭비라는 질책을 받는 행사가 많다. 하지만 예산이 약 12억원에 불과한 원주 댄싱카니발은 4년 만에 연착륙에 성공해 문화관광부 우수 축제로 선정됐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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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댄싱카니발의 산파 역을 맡았던 이재원 예술총감독은 한마디로 '시민의 참여'라고 단언한다. 실제로 런웨이 무대에 오른 70대, 80대 노년층 참가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동작을 맞추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총감독은 "직접 무대에 서면서 느끼는 성취감과 만족감은 그 무엇에 비할 수 없다"며 "해마다 참가 신청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행사장을 찾는 이들 대부분은 가족 단위다. 행사장에 마련된 먹거리 장터에서 맛난 음식도 즐기고 다양한 부대행사를 체험하면서 경연대회를 감상한다. '우리 고향 축제'라는 믿음이 자리잡아 자원봉사자들도 넘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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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의 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아이디어와 자원의 효율적인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 덕분이다.
원주 댄싱카니발은 지역행사이지만 해외팀들을 초청해 국제성과 결합시켰다. 러시아와 일본, 필리핀, 베트남, 인도, 대만 등 8개국 42개팀, 1,500여명이 '축제의 꽃'인 댄싱 카니발에 참가했다. 국내팀도 100여 팀이 참가해 카니발 참여인원만 총 1만 명이 넘는다.
댄싱 카니발 경연에는 프로팀과 아마추어팀이 다 함께 참가한다. 적지않은 상금도 내걸어 동기부여를 했다. 모두가 하나되어 즐기면서, 경쟁도 펼치는 효율적인 틀을 만들어낸 것이다.
아울러 원주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인근 36사단 장병들도 주체로 참여한다. 자연스럽게 민과 군의 합동행사가 된 것이다. 군 장병들은 절도있는 댄스로 많은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또 클래식과 국악, 힙합 등 원주 지역의 예술적 역량을 총망라했다. 원주 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개막식이 시작됐고 교향악단의 연주 속에 1000여 명의 남녀노소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 합창단이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했다.
초청 무대로 윤도현밴드, 거미, 뮤지컬 스타 최정원 이건명, 걸그룹 타히티 등 유명인사를 불러 화려함을 더했다. 기존 자원을 효율적으로 결합시켜 적은 비용으로 질과 양에서 조화를 이룬 카니발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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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댄싱카니발은 원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카니발 기간 중 근처 식당과 숙박업소가 활황을 누리면서 지역상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전시행정이 아니라 시민과 도시를 위한 행사를 지향한 덕분이다.
원주가 고향으로 서울 대학로에서 기획자로 잔뼈가 굵은 이재원 예술총감독은 "열심히 참여해주신 시민들에게 정말 감사한다. 앞으로 더욱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2016원주댄싱카니발은 오는 11일까지 따뚜공연장과 원일로, 우산동, 태장동 등 원주 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11일 열리는 폐막식에선 댄싱카니발에 참여한 144개 팀을 가운데 상위 15개 팀의 런웨이가 펼쳐지고, 최종 경연 후 총 1억5000만원 상금의 주인공을 가리는 시상식이 열린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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