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역시 송중기,애장서 작가 깜짝방문 '훈훈'목격담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5-09 15:05





송중기는 반듯하고 가슴 따뜻한 스타다.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주연배우였던 송중기는 드라마 밖 세상에서도 '착한남자'다. '미담제조기'라는 수식어로 회자된다. 소속사가 일부러 보도자료를 내지도, 스스로 선행을 드러내지도 않건만, 그를 둘러싼 지인, 스태프들의 미담, 훈훈한 목격담은 끊이지 않는다.

9일 출판가에선 또 하나의 '송중기 미담'이 전해졌다. 이번엔 송중기가 사랑한 좋은 책 한권이 '연결고리'가 됐다. 송중기는 지난달 17일 정재계 여성리더들의 봉사 모임인 미래회 바자회에 애장서를 기증했다. 군 복무 시절 애독하던 책 '아이처럼 행복하라'였다. 이 책은 사진작가이자 알피니스트인 알렉스 김이 티베트, 네팔, 파키스탄 등을 여행하며 10여년간 촬영한 사진들과 아이들의 꿈을 담아낸 책이다. 지난 2012년 3월 출간된 이후 꾸준히 팔려온 스테디셀러다. '실제로 군대에서 읽은 제가 많이 아끼는 책입니다. 이 책으로 인해 더욱 행복해지시기를… 배우 송중기.' 자필로 또박또박 눌러쓴 글씨는 따뜻했다.

'송중기 애장서 기부 효과'는 상상이상이었다. 미래회 바자회의 선행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알려지며 '태양의 후예' 팬들이 열광했다. '아이처럼 행복하라'를 출간한 출판사 공감의 기쁨엔 구입방법을 묻는 팬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전국 서점에선 주문이 폭주했다.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 4000부가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추가로 인쇄한 3000부 역시 눈깜짝할새 매진됐다. 교보문고 등 주요 서점 비소설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이임광 공감의 기쁨 대표는 "총 1만5000부 가까이 찍어냈다. 4년전 출간돼 잊혀져가고 있는 책이었는데… 출판계 불황속에 정말 대박같은 일이다. 송중기씨께 감사드린다"며 미소지었다.

예기치 않은 책의 인기에 힘입어 또 하나의 미담이 시작됐다. 저자 알렉스 김은 애장서를 바자회에 내놓은 송중기가 더 이상 아끼던 책을 읽지 못할 것을 염려했다. 책을 다시 선물하기로 결심했다. 오래된 책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준 고마운 배우에게 마음을 전하고도 싶었다. 책 속지에 직접 손편지를 눌러 썼다. "송중기님께, '아이처럼 행복하라'에 보내주신 애정으로 잊혀질 뻔한 책속의 아이들이 다시 하늘웃음으로 세상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송중기님께서도 더욱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지인들을 수소문한 끝에 송중기와 연락이 닿았다. 소속사 주소로 책을 보내주고 싶다는 저자의 제안에 송중기는 이렇게 답했다. "그건 도리가 아니죠. 직접 얼굴을 뵈어야죠. 작가님, 제가 찾아뵐게요."

빈말이 아니었다. '태양의 후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때, 팬미팅과 CF, 화보 촬영 요청이 쇄도하던 지난 4월 말, '대세남' 송중기는 알렉스 김을 불쑥 찾아왔다. 티셔츠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청년 송중기는 "마침 지나가던 길에 들렀다"고 했다. '태양의 후예'로 최고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인간에 대한 예의, 소탈한 태도, 초심은 흔들림이 없었다.

'아이처럼 행복하라' 책의 인세는 해발 3000m 고지에 자리잡은 파키스탄 알렉스학교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진다. 송중기는 책이 날개돋힌 듯 팔리면서 그곳의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기뻐했다. 알렉스 김과 파키스탄의 알렉스학교, 아이들, 여행과 사진, 책 이야기를 조근조근 나눴다.

애장서를 다시 받아들고 돌아서는 길, 송중기는 알렉스 김이 찍은 사진 앞에서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V자를 그렸다. 아이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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