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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스크린 양다리 걸친 두 얼굴의 배우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6-01-28 08:18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스크린을 사로잡은 '두 얼굴의 배우'들이 있다.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영화들에 서로 다른 얼굴로 등장해 관객을 만난다. 스크린에 '양다리'를 걸친 배우들의 다채로운 연기변신이 눈길을 끈다.

27일 개봉한 '로봇, 소리'는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는 아빠와 세상 모든 소리를 듣고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인공위성 로봇의 동행을 그린 영화다. 딸을 사랑하지만 딸이 진짜 원하는 건 알지 못했던 아빠 이성민은 퀭한 얼굴로 진한 부성애를 그려내 관객을 울린다. 하지만 일주일 뒤 다른 영화에서는 악인으로 순식간에 얼굴을 바꾼다. 2월 3일 개봉하는 '검사외전'에서는 부장검사 출신 비리 정치인이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검사 황정민과 꽃미남 사기꾼 강동원의 반대편에서 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쓴 웃음에서 배어 나오는 비열한 카리스마가 섬뜩하다. 아빠에서 비리 정치인으로, 선역에서 악역으로, 극과 극을 오간 이성민의 변신이 경이롭다.

'로봇, 소리'에서 인공위성 로봇을 데려간 이성민의 행적을 추적하는 국정원 엘리트 요원 역의 이희준도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명이다. '로봇, 소리'에 일주일 앞서 개봉한 '오빠생각'까지 두 작품이 동시에 극장에 걸려 있다. '오빠생각'에선 전쟁고아들을 착취하는 빈민촌 대장 갈고리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홍보활동은 양쪽 모두에 공평하게 똑같은 비중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떤 이희준은 두 영화의 본격적인 맞대결이 시작되면서 짚신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처지가 됐다.


강하늘도 조만간 스크린을 휘어잡을 태세다. 영화 '동주'와 '좋아해줘'가 2월 18일 같은 날 개봉한다. 이준익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동주'에선 시대의 아픔을 자기성찰적 시에 담아낸 시인 윤동주로 분한다. 반면 '좋아해줘'에선 천재 작곡가이지만 연애엔 서툰 순수남이 되어 이솜과 풋풋한 로맨스를 펼친다. 강하늘은 무려 70여년의 시간 차를 두고 시대극과 현대극을 모두 아우른다. 그야말로 '광폭' 행보다. 두 영화에서 강하늘의 역할엔 아주 사소한 공통점이 있다. 뮤지컬 배우로도 활약했던 강하늘은 '동주'의 엔딩곡 '자화상'을 직접 불렀고, '좋아해줘'에서도 천재 작곡가 역할인 만큼 음악이 로맨스의 매개가 된다.

박정민은 올해 관객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재목이다. 최근 '응답하라 1988'에서 성보라(류혜영)의 첫 남자친구로 잠깐 등장했음에도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던 그 '나쁜 남자'가 바로 박정민이다. 충무로에서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배우다. 박정민은 2월에 두 편의 영화를 개봉한다. 강하늘과 호흡을 맞춘 '동주'에선 시인 윤동주의 사촌이자 벗이며 라이벌이었던 독립운동가 송몽규 역을 맡는다. 황정민이 추천하고 이준익 감독이 감탄한 박정민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박정민은 캐스팅 직후 북간도로 떠나 윤동주와 송몽규의 묘소를 직접 답사하기도 했다. '동주'에 이어 2월 24일엔 영화 '순정'이 개봉한다. 전남 고흥의 섬 마을 다섯 친구들의 첫 사랑과 우정을 그린 이 영화에선 맛깔스러운 감초 캐릭터로 재미를 더한다. 북간도와 전남 고흥을 오간 박정민의 행보 또한 '광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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