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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때 '수연(혹은 수여이)'이었다가 끝내 '덕선이'로 작별을 고한 혜리(본명 이혜리, 22). 3개월간 수연이자 덕선이로 살았던 혜리가 그동안 꽁꽁 숨겼던 '응답하라 1988'의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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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이일화 선배와 제가 정말 부녀, 모녀 사이 같다고 칭찬해 주시더라고요. 실제 부모님은 '성동일의 개딸'이 된 거에 특별히 서운해하지 않으시던걸요? 하하. 친동생은 '언니가 딱 보라(류혜영) 같아'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도 몰랐는데 제가 보라처럼 무뚝뚝한 부분이 있었나 봐요. 동생은 저한테 '보라처럼 못됐어'라고 해요."
"아빠가 다른 부분은 서운해하지 않으셨는데 택(박보검)이와 덕선이의 키스신만큼은 많이 서운하셨나 봐요. 중국 호텔에서 택이가 덕선이에게 기습 키스를 하는데 그 장면을 보고 놀라셔서 오열하셨어요. 그 장면을 동생이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줬는데 웃기면서도 슬펐죠. 아빠가 그 장면을 보며 '아이고' 하며 우시더라고요. 아마 딸 빼앗긴 기분이 드셨던 것 같아요. 그 뒤로 민망해서 연락은 따라 못 드렸어요(웃음)."
누구도 예상 못 했던 "아이고~ 김사장~"
"제가 94년생인데 88년도 문화는 간접적으로 배운 것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촬영을 끝내고 보니 당시 일어났던 사건이나 성격, 사람들의 관계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아요. 딱히 공감이 안 된 부분은 없었어요. 다만 유행어는 이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 많아요. 신원호 감독에게 그때 개그프로그램 영상을 많이 받아 계속 보면서 연습했어요. 가장 인기 받은 유행어가 '아이고~ 김사장'이었는데 처음에는 이 유행어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어요. 유행어는 주로 신원호 감독이 먼저 시범 연기를 보여주셨어요. 신원호 감독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우리끼리 '다음 시리즈에 주인공 하세요'라고 말한 적도 있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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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장면은 정말 부담이 많이 됐어요. 그때가 닷새 밤을 새운 상태인 데다가 새벽 6시쯤 촬영이 시작됐거든요. 감사패를 읽는 것도 원래 김성균 선배가 하기로 했는데 그날 제가 읽는 거로 바뀌어서 완전 멘붕이었어요.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다 저만 보고 있는데 컨디션도 안 좋고 긴장도 돼서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결국 감사패를 읽다 떨어트려 두 동강 났어요. 다시 제작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본드로 급하게 붙이고 장면을 촬영했죠. 자세히 보면 감사패에 갈라진 부분이 보일걸요? 하하. 그 장면 찍을 때 처음에는 울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눈물이 안 나왔는데 감사패를 깨고 난 뒤에는 눈물이 저절로 나오더라고요(웃음). 신원호 감독도 '너 울라고 시킨 거야'라며 웃었죠."
피앙세 반지 고백에 오열
"정환(류준열)이가 덕선이에게 이별을 고하는 피앙세 반지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환이가 덕선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이잖아요. 대본 볼 때부터 슬펐는데 촬영 현장에서도 그 장면이 너무 슬퍼 계속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 장면을 찍고 나서 덕선이와 정환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그 장면은 덕선이의 표정이 중요했던 신인데 제가 자칫 눈물을 흘리면 정환이와 이별에 미련이 남는 것 같아 고민이 많았죠. 잘못 하다간 큰일 나겠다 싶어 집중하고 촬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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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엔딩의 결혼식은 선우(고경표)와 보라의 결혼식이었어요. 다른 분들이 덕선이와 택이 결혼식이 없어 서운하다고 하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 장면이야말로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주는 가족애를 전달하는 장면이었어요. 평생 아빠 발 치수도 모르는 딸이 결혼식 날 펑펑 울지 않나? 또 맨날 치고받고 싸웠던 보라와 덕선이도 그날만큼은 누구보다 애틋한 자매였잖아요. 결혼식이 전부는 아닌 '응답하라 1988'이었어요."
덕선이와 정봉이의 케이크 먹방 대결
"정봉(안재홍)이 오빠와 먹은 케이크가 제가 지금까지 먹었던 케이크 중 가장 느끼한 케이크였어요. 오빠랑 제가 그 촬영 끝나고 한동안 속이 니글거려 괴로워했죠. 먹방은 쉽게 못 하겠더라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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