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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5년 만에 돌아온 팬더 포의 무공이 한층 깊어졌다. 평화의 계곡을 지키는 용의 전사가 되어(1편) 사라질 위기에 처한 쿵푸를 지킨(2편) 포는 마침내 세상 만물에 흐르는 '기(氣)'의 이치까지 체득하며 쿵푸 마스터로 거듭난다(3편). '스타워즈7'의 부제 '깨어난 포스'를 잠시 빌려와 '쿵푸팬더3'에 붙여도 잘 어울릴 만한 내용이다. 이를 정리하면 '마스터 포의 깨어난 포스'쯤 되겠다.
우연히 어린 시절 잃어버린 진짜 팬더 아빠 '리'를 만난 포는 비밀스러운 계곡에 위치한 팬더 마을로 떠난다. 생애 처음 자신과 똑같이 생긴 팬더들과 어울리며 포는 '진정한 팬더는 걷지 않고 구르며, 기상 시간은 낮 12시, 배 부르다고 느낄 때도 더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영혼계와 인간계의 모든 쿵푸 마스터를 제압한 악당 카이의 등장으로 평화는 깨진다. 옥색 칼날을 양손에 휘두르며 전세계를 초토화시킨 카이는 팬더마을까지 당도한다. 대사부 우그웨이와 시푸 사부를 비롯해 5인방 중 타이그리스를 제외한 4명도 카이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팬더들이 카이의 공격에 맞서 싸우는 모습은 무척 흥미진진하다. 제기차기 실력으로 만두를 따발총 쏘듯 날려대고, 언덕을 굴러 내려와 상대를 볼링핀처럼 쓰러뜨린다. 껴안기 실력자 팬더에게 잡히면 뼈가 으스러져도 꼼짝을 못한다. 썸녀 팬더 메이메이의 리본돌리기 솜씨도 압권이다. 그리고 마침내 내면에 잠재돼 있던 기를 깨달은 포의 마지막 일격이 펼쳐진다.
'쿵푸팬더3'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자아발견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다른 누군가를 닮기보다 나 자신을 아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이야기는 경쾌하지만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극장문을 나서며 부모와 자녀가 대화거리로 삼기에 충분한 의미가 있다.
주인공 포의 매력은 여전하다. 익살스럽고 잔망스러워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착하고 정의로운 포는 멋있는 영웅이다. 두둑한 뱃살조차 사랑스러워 보인다. 포를 키운 거위 아빠와 팬더 친아빠의 부성애는 영화의 풍성한 재미를 더하고,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썸녀 팬더와 베이비 팬더들, 심지어 악당 카이까지도 매력이 넘친다. 실컷 웃고 즐기다 보면 93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20일 내한한 잭 블랙을 비롯해 안젤리나 졸리, 성룡, 세스 로건, 루시 리우, 더스틴 호프만 등 더빙 군단의 면면이 화려하다. '위플래쉬'에서 최악의 폭군 플렛처 교수를 연기한 J.K 시몬스가 카이 목소리로 합류했고, 메미메이 역은 케이트 허드슨이 연기한다. 한국계 여인영 감독이 2편에 이어 연출을 맡았다.
중국 사천성의 청성산을 직접 답사해 스크린에 구현한 웅장한 풍경과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의 경쾌하고 서정적인 음악도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전체관람가. 28일 개봉.
suzak@sportschosun.com·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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