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패션인]고소영 전지현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20년 세월이 머릿속 스치네요"(인터뷰)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6-01-18 08:31


국내 1호 남자 스타일리스트인 정윤기 스타일리스트가 자신의 청담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담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2.29/

전지현, 고소영, 장동건, 이정재, 정우성 등 톱 배우들의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정윤기의 역사는 곧 국내 스타일리스트사로 직결된다. 단순히 톱 배우들의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것이 아니라, 그 배우들의 신인시절부터 정상의 자리까지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함께 했고 그 여정 가운데 배우들의 비주얼을 만든 것이 바로 정윤기였기에 그는 지금의 유명세를 가지게 됐다.

그런 정윤기 스타일리스트는 자사 연예패션팀과 네이버 패션뷰티에서 공동 주최한 2015 패셔니스타 어워즈의 마지막 수상자가 되었다. 지난 해 12월 29일 패션 어플리케이션 셀럽스픽에서 준비한 레전드 부문의 트로피와 네이버 패션뷰티의 부상을 품에 안은 정윤기 스타일리스트는 "20년 동안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으로 살면서 했던 많은 일들, 패션, 광고, 매거진, 스타들의 드라마 패션, 레드카펫 등등이 머릿 속을 스치고 지나간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포츠조선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라는 것이 있나보다"라며 자사 주최 청룡영화상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냈다. 아직은 국내에 레드카펫 문화가 없었던 초창기 시절 청룡영화상의 얼굴이기도 한 배우 김혜수와 함께 레드카펫 드레스 문화를 열어젖힌 장본인이 바로 정윤기 스타일리스트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청룡영화상 뿐 아니라 여러 영화제를 비롯 방송국 시상식에서도 레드카펫 문화가 확실히 자리잡혀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배우들 마저 이 문화에 낯설어 하고 심지어 거부감도 있었다고.


정윤기 스타일리스트가 패션 어플리케이션 셀럽스픽에서 준비한 트로피를 들고 다른 손으로 승리의 브이를 표했다. 청담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2.29/
"남자 배우들은 턱시도에 블랙 타이를 하지 않으려 했고, 여배우들 역시 드레스에 낯설어 했죠. 또 입힐 드레스가 없어 시안을 들고 (김)혜수 씨와 함께 디자이너를 찾아가 맞췄던 기억이 나요. 그런 시작이 있었기에 지금의 레드카펫 문화가 비로소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죠. 이정재 씨와도 오래 함께 일을 했는데 매번 청룡의 베스트드레서로 꼽히는 것을 보면 보람차요. 사실 모든 레드카펫 중에서도 청룡을 제일 많이 신경 쓴답니다. 단 하루의 한 벌을 위해 적게는 3개월 많게는 6개월 전부터 바쁘게 움직여요."

국내 1호 스타일리스트이자 20년이 넘는 경력을 자랑하는 정윤기 스타일리스트는 이번 어워즈 수상에 대해 확실히 여러모로 남다른 감회를 느낀 듯 보였다. 어워즈의 또 다른 부문 후보에 오른 여러 패셔니스타들의 명단을 보면서 이들 대다수가 자신의 손을 거쳐간 것을 발견했다는 그는 "김희애, 고소영, 전지현, 수애, 정우성, 이정재, 이서진 등 정말 많은 스타들과 일을 했고 또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꼭 전속이 아니더라도 매체를 통해 또 광고를 통해 일을 한 스타까지 합하면 200명은 넘을 거다"라며 스타들에 대한 애정을 한참동안 이야기 하기도 했다

언제 강산이 변할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연예계에서 이토록 많은 톱스타들과 오랜 인연을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정윤기 스타일리스트는 "처음에는 나 역시 스타들과 일하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결국 오래 일한 비결이라고 한다면 신뢰다. 나를 믿어주기에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것 아닐까"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경력이 쌓인 스타일리스트라고 해서 신인 배우에게 가르치는 입장에서 다가가지 않은 점도 스타들이 자신에게 마음을 열게 된 이유라고도 덧붙였다.

"저를 '선생님' 이라고 부르는 것도 싫어요. 패션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이렇게 입어, 저렇게 입어' 라고 가르치는 건 요즘 친구들과 맞지 않아요. 아무리 신인이라고 해도 제가 먼저 다가가서 마치 친구가 속삭이듯 '이거 정말 예쁘다'라고 제안한답니다. 스타일리스트란 옷을 입혀주는 사람이라기 보다 함께 상의해서 그 역할에 맞게끔 스타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이죠. 일종의 재창조를 하는 셈이에요. 기존에 만들어진 너무나 예쁜 옷을 예쁜 스타에게 입히지만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달라보이잖아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배우와 친해져야 해요. 친해져야 배우들이 제게 솔직해지거든요. 만약 자신의 체형에 단점이 있다면 이것까지 솔직하게 말해줘야죠."


정윤기 스타일리스트가 '패션의 완성은 얼굴(패완얼)이 아닌 오로지 스타일로만 셀럽의 스타일을 평가한다'는 자사 연예패션팀의 철학이 담긴 마스크를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담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2.29/
그의 이런 철학은 최근 메인 MC로 발탁된 SBS 플러스의 패션뷰티 프로그램 '스타그램'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패션계 최고 전문가인 그가 MC가 돼 프로그램을 이끌어 간다고 해서 정윤기의 패션 강의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는 다른 스타 MC들과 더불어 그의 표현에 따르면 '프렌들리(friendly)' 마치 친구처럼 제안한다.

"'스타그램'은 패션을 쉽게 이해하게끔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글로벌 아이템도 소개하지만 이와 함께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셔널 브랜드도 함께 소개하죠. 지금은 파일럿 프로그램이 방송 중인데 올 3월부터는 시즌1이 본격적으로 출범할 예정이에요. 새롭게 변신을 준비 중인데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패셔니스타 어워즈 수상으로 지난 20년 세월을 돌이킨 정윤기는 끝으로 "내가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스타일리스트라는 명칭도 없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열심히 해온 것을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 지금도 늘 초심을 버리지 않고 일을 하려고 하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라며 "2016년에는 나 자신이 좀 더 행복해지고 건강해졌으면하는 작은 소망과 함께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 K-패션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또 올해 역시 새로운 나의 뮤즈들이 드라마 등 작품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게 될지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