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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온갖 시련을 겪으며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는 유승호. 그런 그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던 '기억'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시원한 사이다를 마시려 뚜껑을 따는데 그 뚜껑이 튀어 올라 안면을 강타한 기분이다. 슬슬 약이 오르고 화가 난다.
서진우는 자신의 몽타주가 전국에 방송됐음에도 거리를 활보하고 경찰의 추적도 단번에 따돌리는 대범함을 보이는가 하면 검사인 이인아(박민영)를 찾아가기까지 해 억지 전개 논란을 받은 '리멤버'. 개연성 부족은 물론 계속되는 '약자' 서진우의 시련에 시청자의 불만은 높아졌다. 목이 턱 막히는 고구마 전개를 선보인 '리멤버'에게 톡 쏘는 사이다 전개를 외치는 시청자가 상당했다.
이런 불만을 접수했는지 이번 9회에서는 박동호(박성웅)가 서진우를 도와 진주댁을 죽인 조선족 청부업자를 잡아 누명을 벗었고 거기에 남규만을 상대로 서재혁의 재심까지 통과되는 쾌속 전개가 펼쳐졌다. 여기에 4년 전 서재혁에게 위증했다며 시인하는 전주댁의 영상까지 등장하면서 서진우의 눈물겨운 고군분투가 조금씩 풀릴 조짐이 보였다.
재심에서 일호의료원 부원장을 증인으로 내세운 서진우는 그의 소속과 이름을 말하려 했지만 순간 그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은 것. 점차 머릿속 기억이 지워지면서 아버지 서재혁과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였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던 서진우는 재판장 한가운데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과잉기억증후군이었던 그가 돌연 알츠하이머로 변신한 순간이었다.
돈도, 빽도 없는 서진우에게 실낱같던 기억마저 빼앗은 '리멤버'. 하다 하다 기억까지 잃게 만든 '리멤버'의 고구마 전개에 시청자는 분통을 터트렸다. 초반 일호생명 부사장의 무죄를 밝힌 서진우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희열과 통쾌함을 느꼈고 싶은 시청자에 퍽퍽한 밤고구마를 안긴 '리멤버'. 언제쯤 뻥 뚫릴 사이다를 안길지, 시청자는 점점 지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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