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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육룡' 피하세요, 곧 '아이너마이트' 터집니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01-13 09:49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잠시 모습을 감췄던 폭두 유아인이 다시 얼굴을 들이밀었다. 터지기 일보 직전, 시한폭탄 같은 유아인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 30회에서는 무명의 지천태가 화사단의 대방 초영(윤손하)이었음을 밝히는 이방원(유아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방원은 전 방위로 퍼진 무명의 세력을 쫓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 일찌감치 화사단과 비국사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생각했던 그는 무명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 확신, 하륜(조희봉)과 손을 잡고 두 조직을 옭아맬 책략을 펼쳤다.

육산(안석환) 선생에게 '당신들의 규목화사는 어찌 실패했을까? 맹도칠약은 내 손안에 있으니'라며 서찰을 보냈다. 규목화사, 맹도칠약을 던지며 세작(첩자) 의혹을 품게 한 이방원. 육산은 늦은 밤 이방원을 찾아와 "규목화사를 어찌 아는가?"라며 의중을 물었다.

드디어 무명의 실세를 만난 이방원은 육산에게 "무명이시오?"라며 긴장감을 가졌다. 어린 이방원을 우습게 여긴 육산은 "긴장하지 마시게. 그저 이야기나 나눌까 해서 나왔네"라며 여유를 부렸다.

이어 육산은 "맹도칠약이 어찌 됐든 대세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네. 그러니 앞으로 이런 설익고 어설픈 책략은 그만두시게. 자네가 놀아볼 판이 아니야. 명심하시게"라고 껄껄 웃었다.

그저 어린애 장난으로 여기는 육산의 거드름에 발끈한 이방원은 곧바로 "초무자는 무진이라, 이름이 없는 자 사라지지 않으리라. 이것도 그자가 불었을 것 같소? 왜 굳이?"라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방원은 "그쪽 조직은 서로 서로 잘들 믿나 봅니다. 하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의심해봐야 하는거 아닐까요? 예를 들어 지천태…, 얼마나 믿으시오?"라고 육산에게 도발했다. 지천태라는 단어를 들은 육산의 심경은 복잡해졌고 심하게 흔들렸다.

팽팽히 맞선 육산과 대결에서 승기를 잡은 이방원. 정도전(김명민)을 뛰어넘는 책사이자 하륜도 울고 갈 모사꾼의 면모를 가감 없이 선보였다. 점점 무서운 실력을 과시하는 이방원은 선과 악, 그 중심에 서며 시청자를 쥐락펴락했다.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이방원. 이런 이방원의 심지에 불이 붙인 인물은 바로 정도전과 정몽주(김의성)였다.

정도전은 정몽주를 만나 "왕은 어떠한 신하도 사적으로 독대할 수 없습니다. 왕은 오로지 공적인 존재, 사적인 만남은 사심을 키우게 되고 키워진 사심이 그릇된 결정을 낳게 되는 것이니까요. 또한 새 나라의 군왕은 어떠한 사유재산도 가질 수 없습니다. 왕의 모든 재산은 신하들이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왕은 재상을 선택하는 권한 외에 어떠한 인사권도 갖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왕은 그저 이 나라의 꽃일 뿐, 뿌리는 오직 이 땅의 선비, 유자, 관리들이어야 합니다. 세습 받는 신분이 아닌 오로지 자기 실력을 갈고닦아 인정받은 사대부들 말입니다"며 새 나라에 대한 청사진을 펼쳤다.

우연히 이 과정을 엿들은 이방원은 정도전이 자신과 다른 노선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마지막 하나는, 모든 왕족과 종친은 어떠한 경우라도 정치에 참여치 못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건국이 되면 종친으로부터 모든 권리와 힘을 빼앗을 것이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하여 어떠한 천행도 막아낼 것입니다"라며 새 나라의 모습을 밝힌 정도전. 이방원이 생각한 나라가 아니었다.

정도전의 말대로 새 나라가 건국된다면 이성계의 다섯 번째 아들인 자신은 어떤 곳에서도 발을 붙일 수 없게 되는 것. 자신이 중심이 되어 백성을 지키고 싶었던 이방원. 그의 세상에서 웃길 바랐던 이방원의 꿈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다. 과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자넨 그걸 절대 못 참을걸?"이라는 하륜의 말이 스치는 순간이었다.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는 조직 무명, 그리고 하늘과 같았던 스승 앞에서도 겁먹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이방원. 무모하리만큼 황당한 치기와 굳건한 패기로 거침없이 파고든 이방원의 모습은 유아인의 세공으로 완성됐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이방원,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유아인은 폭두 그 자체였던 것. 마치 다이너마이트 심지가 타들어 가듯 파닥파닥 불꽃을 일으키는 유아인의 모습은 안방극장을 일순간 서늘하게 만든다.

31회 예고에서 "내 자리가 없다? 아니 여긴 온통 내 자리가 될 것이야"라고 선언하는 이방원. 그리고 "이제 애가 아니니까요"라는 유아인의 말은 마치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폭탄과도 같다. 아이너마이트(유아인+다이너마이트) 대피경보가 울린 '육룡이 나르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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