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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재채기와 사랑은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것이라 했다. 영화 안에서 깊은 사랑을 하고, 실제 삶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김하늘의 얼굴은 감춰지지 않는 생기로 충만했다.
극의 전개는 기존의 멜로 공식을 벗어나고, 숨겨진 미스터리는 꽤 묵직하다. "정우성 선배를 남자 주인공 석원에 대입해 읽었더니, 이야기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어요. 제가 여자 주인공 진영의 자리에 들어갔을 때, 두 캐릭터가 어떻게 어우러질까 궁금해지더군요. 마음으로 먼저 와닿은 것 같아요."
극중 석원과 진영의 첫 만남은 병원에서 이뤄진다. 자신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진영의 모습에 석원은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김하늘의 첫 촬영 장면이기도 하다. "감독님께 그 장면을 중후반 촬영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했어요. 너무 부담스러웠거든요. 어려운 걸 끝내 놓아야 편하다는 말에 설득당하긴 했지만, 너무 많이 울어서 나중엔 눈물이 안 나오더라고요. 얼굴이 푸석해 보이는 건 아쉽지만(웃음) 결과는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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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을 때도 그랬지만 완성된 영화를 본 뒤에 김하늘은 더욱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 이 영화가 자신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한다. "남녀관계, 부부관계, 인간관계, 친구관계 같은 사람과의 '관계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 제가 그런 시기이기도 하고요. 나이가 조금 들고 중요한 사람이 생기니까, 내 감정을 표현하기 이전에 상대를 먼저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관계를 더 성숙하게 만드는 방법이란 걸 알 것 같아요."
김하늘이 말한 '그런 시기'와 '중요한 사람'을 더하면 바로 '결혼'이다. 예비신부는 살짝 달아오른 얼굴로 "쑥스럽다"며 웃었다. "일도 가정도 제겐 똑같이 소중해요. 아마 결혼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거예요. 오히려 좀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미 많이 편해졌어요.(웃음)"
스무살 무렵 연기를 시작해 어느 덧 연기 경력이 20년에 가까워졌다. 인생의 2막을 앞두고, 김하늘은 지난 시간을 잠시 돌이켰다. "예전엔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커서, 저 자신에게 집중하느라 바빴어요. 어쩌면 조금 이기적으로 보였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어요. 주변을 많이 돌아보게 됐죠.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과 함께 저도 성장해 온 것 같아요. 여유로워진 제 자신을 볼 때, 조금은 성숙해졌구나 싶어요."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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