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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비록 따끔한 충고를 받았지만 그래도 '투유(유제이·유윤지)'는 '투유'였다. 이거 왠지 회를 거듭할수록 '어우유(어차피 우승은 유제이, 어차피 우승은 유윤지)'가 확실해지는 모양새다.
팀 미션에서 투윤으로 만난 두 사람은 가뜩이나 쟁쟁한 실력에 선곡까지 화려함을 더했다. 빌보드차트 9주째 1위를 지키며 전 세계 신드롬을 낳은 아델의 'Hello'를 선곡한 것. 무대에 두 사람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소름'을 자아냈다.
혼잣말하듯 덤덤하게 첫 소절을 불러낸 유제이부터 터질듯한 유윤지의 클라이맥스 등 드라마틱한 무대가 펼쳐졌고 박진영·양현석·유희열 심사위원은 매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체통을 잃은 채 입을 다물지 못했고 연신 '아빠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불안했다. 물론 유윤지가 고음에서 음이탈을 했지만 비단 그것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두 사람에게는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있었다.
먼저 유희열은 "일단 노래는 진짜 잘한다. 이 곡이 원래 혼자 부르는 노래인데 이런 감정의 노래를 두 사람이 나눠서 부른다는 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모두 반짝반짝하는 순간이 있었다. 보컬만큼은 'K팝스타5'에서 1, 2등이다. 하지만 자신감은 뒤에서 1, 2등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투윤'의 가장 큰 문제였던 '자신감'을 콕 집어낸 것.
이에 양현석은 "우연히 어제 아델이 노래하는 영상을 봤다. 아델이 노래를 부르다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겼고 관객이 노래를 따라 부르자 아델이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이처럼 무대 위에서는 관객과 교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두 사람에겐 그런 게 없었다. 손이라도 한 번 올라와야 하는데 유일하게 한 게 유윤지가 고음에서 자기도 모르게 배를 친 거였다. 서로 마주 보면서 호흡하는 게 있었더라면 더 멋있었을 무대였다. 그게 호흡이다"며 두 번째 문제인 '앙상블' '호흡'을 지적했다.
여기에 박진영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는 "정말 실망스럽다. 진짜 재능은 놀라운데 음색, 콘트롤 말고는 보컬에 약점이 없다. 심지어 자기 스타일까지 있다. 그런데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든다. 가수가 꿈이라면서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 진짜 우리가 꿈꾸는 가수는 간절함을 무대에 쏟아 부어야 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관객은 그런 가수를 기다린다. I don't feel any passion(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이라고 정곡을 찔렀다.
박진영은 "이 기회가 너무 간절해서 놓치지 않겠다는 참가자들이 정말 많다. 두 사람은 재능은 1등인데 간절함, 절박함,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열정이 스타를 만든다. 열정이 꿈을 이뤄주는 것이지 재능이 꿈을 이뤄주는 게 아니다"고 사이다 심사평을 날렸다. 천부적인 실력을 갖춘 유제이와 유윤지에게는 꽤 충격적인, 상처가 될 수 있는 질타였다. 하지만 두 천재에게 반드시 필요한, 피가 되고 살이 될 충고였다.
이러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은 결코 유제이와 유윤지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K팝스타5'에 참가한 모든 참가자가 가슴에 새겨야 할 다짐이었다. 유희열 객석에 앉아 숨죽이고 있는 참가자를 향해 "겁먹지 마. 얼마나 네가 빛나는 사람인지 여기에서 알 수 있어"라며 선배로서, 제작자로서 진심 어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천당에서 돌연 지옥에 떨어진 '투유'의 미래는 어떨까? 예고편에서 살짝 등장한 '투유'는 역시나 기대에 부응하듯 완벽히 달라진 모습으로 심사위원을 웃게 만들었다. 따끔한 충고로 더욱 단단해진, 강력해진 '투유'를 공개해 기대를 더 한 것. 실수해도, 아쉬움을 남겨도 '어차피 우승은 유제이, 혹은 유윤지'였음을 다시 한 번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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