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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 호랑이 vs '로봇 소리' 로봇, 출생의 비밀?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12-15 08:25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인간과 교감하는 호랑이, 인간의 지능과 감성을 지닌 로봇. 겨울 극장가를 책임질 두 주인공이 사람의 손에서 탄생했다. 인공적인 캐릭터지만 존재감은 물론 연기력도 발군이다. '배우'라 불러도 손색없다.

100% CG로 탄생한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16일 개봉하는 영화 '대호'는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와 마지막 호랑이 사냥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조선 최고의 포수 천만덕을 연기한 명배우 최민식과 투톱 주인공은 '조선 호랑이의 왕'이라 불렸던 '지리산의 산군(山君)' 애꾸눈 호랑이다. 물론 이 호랑이는 100% 컴퓨터그래픽(CG)이다.

한국영화의 기술적 성취라 평가받을 만큼 영화 속 호랑이의 실재감은 뛰어나다. 털의 미세한 질감, 근육과 관절의 역동적인 움직임, 표정과 눈빛까지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몸길이 3m80, 몸무게 400kg의 조선 호랑이를 스크린에 담아내는 건 "맨땅에 헤딩하듯"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었다. 제작진은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

우선 호랑이의 종류, 특성, 습관, 움직임 등 호랑이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전국의 동물원을 돌아다니며 호랑이를 관찰했다. 대호의 모델로는 부산 동물원에 있는 수컷 시베리아 호랑이 '풍이'가 낙점됐다. 제작진은 수시로 부산 동물원을 방문해 호랑이의 표정과 눈빛, 바람에 날리는 털의 움직임 등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CG 작업은 영화 '설국열차', '올드보이', '베를린', '암살' 등에 참여한 국내 최고의 후반작업업체 '포스 크리에이티브 파티'가 맡았다.

촬영장에서는 '모션 액터'가 호랑이의 역할을 대신했다. 서울액션스쿨 스턴트맨 출신 곽진석은 호랑이를 연기하기 위해 동물원에서 호랑이 움직임을 세세히 기록하고 촬영지 헌팅에도 동행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쏟았다. 배우들은 곽진석 덕에 호랑이를 실제로 마주한 듯한 사실적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너구리의 얼굴을 닮은 감성 로봇

내년 1월 개봉하는 '로봇, 소리'는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을 만나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버지 해관 역의 이성민과 인공지능 감성 로봇의 아름다운 동행이 뭉클한 감동을 예고한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인식하고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소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로봇은 1억원 가량을 투입해 실제로 제작됐다. 제작진이 무선으로 조종한다. 로봇은 14일 열린 제작보고회에도 등장해 좌우 상하로 얼굴을 움직이며 깜찍한 매력을 발산했다.

하지만 할리우드 SF영화에 나오는 로봇처럼 자유자재로 돌아다니진 못한다. 영화에서도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애초 나사에서 도청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공위성 로봇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눈처럼 보이는 카메라가 달린 둥그런 얼굴 부위가 사실은 인공위성의 하부에 해당한다는 설명.

픽사 애니메이션 '월-E'를 연상시키는 외모가 꽤 귀엽다. 이호재 감독은 "친숙함을 목표로 많은 작품을 참고했다. 얼굴은 너구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인터넷에서 너구리가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사진을 봤는데 그 모습이 귀여워서 로봇 얼굴에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로봇 목소리는 배우 심은경이 연기했지만, 촬영 현장에선 '보이스 액터'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배우 강진아가 그 역할을 맡아줬다. 강진아는 이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한다.

이성민은 "로봇과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보이스 액터가 늘 현장에서 늘 대사를 맞춰줬기 때문에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즉흥적인 애드리브도 가능했다. 보이스 액터를 현장에선 '소리 삼촌'이라고 불렀다. 중반 이후론 사람과 연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suzak@sportschosun.com·사진제공=NEW,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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