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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판교에서만 할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네요."
판교라서 가능해요
여타 게임축제와 달리 가장 특징적인 행사 가운데 하나는 엔씨소프트, 넥슨, NHN엔터테인먼트(네오위즈게임즈는 사정상 취소) 등 3대 게임사들의 본사를 활용한 사옥 투어였다. 보안문제로 평소에도 직원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출입이 원할치 않은 게임사였지만, 이번 행사에 적극 동참하며 문호를 개방했다.
첫날인 18일 사옥을 개방한 엔씨소프트에는 게임이나 IT산업에 관심이 많은 초등생과 중고생, 그리고 이들과 인솔한 부모 등 전국에서 모여든 3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기업소개뿐 아니라 각종 사회공헌활동, 그리고 게임의 전반적인 제작과정까지 자세한 설명을 들은 후 직원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그리고 체력단련장과 각종 행사가 열리는 대강당, 그리고 본사 12층에 위치한 사내 도서관까지 두루 살펴보며 게임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다양한 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게임에 관해선 견해차가 다른 부모와 자녀가 한자리에 모여 디지털 놀이문화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더욱 뜻깊었다.
아들 이윤성군(9)과 함께 참가한 김경미씨(41)는 "애 아빠가 웹개발자인데 힘든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어 아들에게 굳이 개발자를 추천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돼 생각이 조금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들 김지유군(9)을 데리고 투어에 나선 김민식씨(44)도 "흔한 기회가 아니라서 시간을 냈다"며 "아들과 내가 함께 즐기는 게임을 어떻게 만드는지 조금 더 알게 돼 좋은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19일에는 넥슨과 NHN엔터테인먼트 사옥이 개방됐다. 두 회사에는 사전 응모한 각각 50여명의 초중고생 및 학부모들이 모였다.
넥슨에선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의 기획을 담당하는 이태성 연구원이 나와 '게임 기획자란?'이라는 강연이 열렸고 이어 '서든어택2' 마케팅을 맡고 있는 넥슨지티 조충현 파트장이 '게임 마케터란?'이라는 주제로 참가자들과 얘기를 나눴다. 강연에 이어 점심식사를 한 참가자들은 1~3층에 위치한 사원들의 복지시설들을 살펴보며 게임사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중학생 아들 김성영군(13)과 함께 참가한 김태엽씨(48)는 "사실 게임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고, 김군도 "실제로 게임을 막연하게 좋아하는 것과 실제로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해야할 것에 대한 개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판교청소년수련관에서 활동하면서 이날 양영디지털고 학생 5명을 인솔하고 참여한 오보연 선생님은 "게임사를 둘러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는데 판교이기에 가능했던 행사였다"며 "다음에는 개발자나 마케터, 운영자분들이 학생들의 궁금한 점을 직접 듣고 답해주는 소모임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며 내년 행사에 대한 바람을 나타냈다.
NHN엔터는 '게임회사는 즐겁고 꿈이 있는 곳'임을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전하고자 행사 컨셉트를 'PLAY(플레이)'로 정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프렌즈팝 for Kakao' 플레이 이벤트를 진행, 10레벨을 완성한 참가자에게 브랜드 상품을 선물로 증정했다. 또 얼굴과 팔에 귀여운 캐릭터를 새겨 보는 '타투'와 1분 안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낯낯이 초상화' 이벤트를 진행, 큰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 유아동반 가족을 위해 블럭존을 따로 마련했다.
행사에 참가한 정지안군(10)은 "회사는 일만 하는 딱딱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게임회사라서 그런지 즐겁고 신나는 곳 같았다. 나중에 어른이 돼서 게임사에서 꼭 일하고 싶다"고 했다. 딸 한석희양(12)과 함께 참가한 한 산씨(44)는 "딸이 좋아하는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다음 기회에는 다른 회사 투어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개 회사 관계자들은 "건전한 게임 문화 축제인 성남게임월드페스티벌을 통해 게임사와 시민들간 교류의 장이 마련돼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게임'이 건강하고 희망을 주는 놀이이자 직업이 될 수 있음을 전할 수 있어 보람이 있었다"며 "내년에도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소통의 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게임 유저와 가족, 게임인들 모두 즐거운 축제
이번 행사의 또 하나 주안점은 게임이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놀이문화로서 자리잡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9일 화랑공원에는 다양한 게임 체험 및 증강현실 체험, 드론 체험, 어린이 카 레이싱, 최신 보드게임, 성남FC 축구체험 등 30여 가지의 놀이코너가 만들어졌으며, 추억의 게임과 게임기를 직접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레트로 장터도 마련됐다. 가족들은 방에서만 즐기던 게임을 야외에서 직접 즐기는 재미를 느꼈다. 특히 체감형 놀이기구인 '꼬마버스 타요' 특수제작버스는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이밖에 화랑공원 특설무대에선 18일 '2015 지랭크 코리아' 시상식에 이어 19일 시간대로 다양한 공연, 그리고 오후 7시부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로 즐기는 e스포츠 대회 '비무제'의 특별전이 이어졌다.
지랭크 코리아의 경우 주로 게임인들만 모이는 국내 최고 게임시상식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다소 엄숙한 분위기를 탈피, 개방된 야외무대에서 열려 관람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한 게임인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또 '비무제' 특별전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사옥이 위치한 같은 공간에서 e스포츠 대회가 열리는 독특한 광경도 연출됐다. '블레이드&소울'을 만든 엔씨소프트 개발자들은 주말 근무를 하다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화랑공원을 찾기도 했다.
행사를 공동 주관한 성남산업진흥재단의 한승훈 본부장은 "판교에서만 할 수 있는 독특한 구성으로 다른 게임축제와 달리 시민과 가족, 게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었다"며 "내년에는 예산을 확충하는 한편 성남의 게임산업 진흥 프로그램을 좀 더 구체화하고, 중소인디게임개발자들을 위한 퍼블리싱 지원, 해외 바이어 초청 콘텐츠 수출 상담회 등 비지니스에도 도움이 되는 더 내실있는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판교=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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