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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vs 배유미, 자존심 건 주말극 전쟁..관건은?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5-09-07 08:11


출처=MBC, SBS 홈페이지 화면 캡쳐

주말과 일일 드라마 판도. 전통적으로 KBS가 왕이었다. '무조건 채널을 고정해 놓는' 시청층을 바탕으로 안정된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하지만 주말 드라마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KBS가 답보 상태에 머무는 동안 MBC가 공격적인 편성으로 왕좌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SBS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잇달은 저조한 시청률에 SBS는 9시대 주말 드라마를 없애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 침체를 겪던 SBS는 주중 미니시리즈대부터 고토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내친 김에 주말 드라마 부활을 꿈꾸고 있다. 아직은 '20%부터 출발'이라는 KBS와 MBC의 기세에 밀려 있는 모양새지만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말 10시대 MBC와의 시청률 경쟁이 흥미로울 전망. SBS는 지난달 말 배유미 작가를 투입, 야심작 '애인있어요'를 선보였다. MBC는 이번주 부터 김순옥 작가의 '내 딸, 금사월'을 런칭했다. '내 딸, 금사월'은 5,6일 방송된 1,2회에서 각각 14.7%, 15.9%(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출발했다. 반면, 같은날 '애인있어요'는 5.4%, 5.3%를 기록했다. 얼핏 보면 비교가 안될 것 같은 성적표. 하지만, 향후 판도가 고정적이지는 않다. '내 딸, 금사월'은 첫 방송치곤 괜찮은 성적표를 손에 쥐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전작인 '여왕의 꽃'(최종회 시청률 22.4%) 종영으로 부동층이 생겼다. 내용에 따라 앞으로 꾸준히 오를 수도 있지만, 내릴 수도 있다. 반면, '애인있어요'는 전주 3.9%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내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쳐
통상 드라마 교체기는 승부의 분수령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내 딸, 금사월'의 김순옥 작가나, '애인있어요' 배유미 작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서로를 한껏 의식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초반 기싸움. 두 드라마 모두 자극적인 설정이 가득하다. '내 딸, 금사월'은 등장인물과 설정을 개요 처럼 보여주는 1회 공식의 틀을 버렸다. 대신, 출생의 비밀과 온갖 음모적 요소를 가득 채웠다.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황당한 스토리 전개가 눈에 띄었지만 시끌벅적한 전개로 일단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는 성공했다. 2회에도 순식간에 전인화의 부모(이정길 오미희)를 사고로 죽이면서 손창민에 대한 복수 설정을 깔며 화제를 이어갔다. 타고난 이야기 꾼이란 평가를 받는 김순옥 작가임을 감안하면 시청률은 어떻게든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우려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김순옥 작가의 직전 히트작 '왔다 장보리'의 속편을 방불케하는 유사성을 피해 독자적인 신선함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 또한, 극성을 무리하게 강화하려다보니 허술해지는 개연성을 얼마나 촘촘하게 보완할 수 있느냐도 상승 가능한 인기몰이의 전제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쳐
MBC 주말극 교체기를 맞아 '애인있어요' 역시 작심한듯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김현주가 있었다. 남편(지진희)을 향해 너무나도 당당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박한별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을 했다. 김현주와 지진희는 극한 감정 대립을 했고, 결국 지진희는 박한별을 데리고 떠난다.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자살 시도가 암시됐다.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셈. 자신만만하고 냉철하기만 하던 아내의 위태로운 행보. 김현주의 눈물 열연은 아내와 불륜녀 사이에서 응원 포인트를 헷갈려하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계기가 됐다. 나름 시청률 상승의 포인트를 잡기 시작한 셈. 사실 극 초반에는 박한별의 행동에 개연성을 부여하려다 보니 불쌍한 아이로 미화되는 측면이 있었다. 여전히 '불륜녀를 미화한다'는 비난이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자고로 '대다수 시청자는 아내 편'이다. 보편적 정서상 이 공식은 쉽게 변하기 힘들다. 이를 감안하면 이 참에 큰 줄기에서 노선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시청자의 마음을 아내인 김현주 쪽으로 확실하게 돌려 놓아야 한다. 그래야 시청률과 향후 아내와의 불륜이란 독특한 설정이 살아날 공산이 크다.

스타작가 둘의 자존심이 걸린 MBC와 SBS 주말 드라마 경쟁. 판도는 1~2주 내로 갈릴 공산이 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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