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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 '뷰티인사이드'로 멜로퀸 예약...남은 건 女팬 감싸안기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8-10 08:18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한효주는 '낀 세대'다. 전지현 송혜교 김태희 등 80년대 초반생들과 박신혜 박보영 수지 등 90년대생 여배우들 사이에 한효주가 있다. 위로는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고 아래로는 풋풋한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 자칫 방심하다가는 자리가 위태로운 세대다. 이십대 후반 여배우들 중 큰 두각을 나타내는 이가 드문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공백은 충무로에 한효주가 등장한 후 채워졌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알린 한효주는 이듬해 '감시자들'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쥘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리고 올 초 개봉한 '쎄시봉'에 이어 오는 20일 개봉하는 '뷰티인사이드'를 통해 스크린 '멜로퀸'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할 전망이다.

'뷰티인사이드'의 홍이수는 만만히 볼 캐릭터가 아니다. 남자 주인공 김우진과 멜로를 해야하지만 대상이 늘 바뀐다. 123인 1역, 아니 주요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만해도 무려 21명이다. 멜로 연기는 상대배우와 호흡을 맞추며 감정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난감한 노릇. 감정을 조율해야 할 배우가 신마다 바뀐다. 그래도 설레야하고 사랑에 빠져야 하고 슬퍼해야한다. 심지어 여자가 된 김우진과의 키스신까지 등장한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스틸컷.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 쉽지 않은 캐릭터를 한효주가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스크린 멜로퀸'자리를 예약한 것은 이 때문이다. '쎄시봉'에서 민자영 캐릭터는 가만히 있어도 주위 남자 캐릭터들이 치켜세워주는 부분이 있었다. 때문에 한효주의 연기가 저평가 받기도 했다. 하지만 '뷰티인사이드'는 다르다. 홍이수가 김우진을 이끌어 가야하는 부분이 많았다. 김우진이 매일 바뀌기 때문에 홍이수가 중심을 잡아주지 않으면 극이 자칫 산만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이 부분에서 한효주는 여배우로서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뷰티 인사이드'를 웰메이드 로맨스 영화로 완성해냈다. 물론 본인도 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연기하면서 극중 홍이수처럼 행복하기도 했지만 혼란스러움과 어색함 등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초반에는 매일 촬영장에서 처음 만나는 배우들에게 인사를 하며 어색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어느 순간이 지나니 상대 배우가 다 같은 '우진'으로 보였다. 그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는데는 감독님의 힘이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효주는 바라만 봐도 사랑스러운 홍이수가 됐다.

한효주라는 배우는 '쎄시봉'과 '뷰티인사이드'로 로맨스 장르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긴머리에 청순한 외모 뿐 아니라 표정, 대사톤, 행동 하나하나가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하지만 극복해야할 과제도 있다. 일부 여성 관객들 사이에서는 부정적 평가도 있는 것이 사실. '쎄시봉'에 이어 '뷰티 인사이드'에서도 '예쁜 척한다'는 꼬리표가 뒤따르고 있다. 여성들의 시기(?)라고 치부할 수 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극복해야 할 과제기도 하다. 명실상부한 톱여배우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독보적 연기력을 통해 여성팬들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그의 후속작 '해어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940년대를 다룬 시대극 '해어화'는 '인어공주'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으로 탁월한 멜로 연출력을 선보인 박흥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유연석 천우희가 함께 주연을 맡은 작품. 한효주가 이 영화를 통해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스크린 멜로퀸'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있을지 '멜로퀸'의 롱런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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