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여친클럽' 장지은①, "어장관리 논란? 자격지심 때문"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7-07 16:20 | 최종수정 2015-07-08 07:44


지난달 13일 종영한 tvN의 금토드라마 '구여친클럽'에 출연했던 탤런트 장지은이 2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여친클럽'은 인기 웹툰 작가 박명수(변요한)와 구여친들의 이야기가 담긴웹툰을 영화화하게된 영화 프로듀서 김수진(송지효)가 벌이는 코믹 로맨스로 정지은은 도도한 매력을 지닌 명수의 첫사랑 '나지아' 역할을 맡았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tvN '구여친클럽'의 장지은을 만났다.

'구여친클럽'은 인기 웹툰 작가 방명수(변요한)가 자신의 구여친들을 소재로 한 웹툰을 그리고, 김수진(송지효)이 이를 영화화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장지은은 극중 방명수의 '고양이' 구여친 나지아 역을 맡았다. 나지아는 한마디로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방명수의 첫사랑으로 첫 만남에서 함께 밤을 보낼 만큼 불같은 사랑을 나눴다. 그러나 "나는 언젠가는 결혼할 사람"이라며 "사랑은 할 수 있지만 결혼은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뒤 방명수와 헤어지고 미국으로 간다. 그리고 돌싱이 돼 돌아왔다. 표면상으로만 보면 속물 근성 투철한 캐릭터로 보이는 인물. 더욱이 돌아온 뒤의 모습이 가관이다. 쿨한 척 하지만 방명수에 대한 미련을 철철 흘리고 다닌다. 그렇다고 방명수를 잡는 것도 아니다. 여지만을 남길 뿐. 김수진과 방명수가 썸남썸녀의 관계로 발전하자 대놓고 훼방도 놓는다. 이쯤되면 희대의 어장관리 캐릭터다.

장지은은 "극 자체가 우리 나라에서 많이 볼 수 없었던 장르이기도 했고 캐릭터도 그랬다. 청순 단아한 첫사랑 이미지지만, 현실적으로는 이혼도 했고 아버지도 돌아가셔서 혼자 모든 걸 다 해내야 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사실 초반에는 이미지를 잡기가 너무 힘들었다. 감독님께서 '지아는 이미지 상으로는 불과 얼음, 혹은 백조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지아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에 대해 제일 고민을 많이 했다. 아마 내 나름대로는 일종의 피해의식 혹은 자격지심이 아니었나 싶다. 사랑하지만 조건 때문에 헤어졌고, 결혼에 실패하고 돌아왔지만 자존심은 지키고 싶은 그런 마음 때문에 더 안그런 척, 쿨한 척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종영한 tvN의 금토드라마 '구여친클럽'에 출연했던 탤런트 장지은이 2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여친클럽'은 인기 웹툰 작가 박명수(변요한)와 구여친들의 이야기가 담긴웹툰을 영화화하게된 영화 프로듀서 김수진(송지효)가 벌이는 코믹 로맨스로 장지은은 도도한 매력을 지닌 명수의 첫사랑 '나지아' 역할을 맡았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 방명수의 기억 속 나지아는 단아한 여성스러움의 끝판왕이었다. 현실에서의 나지아는 좀처럼 표정과 속내를 읽기 어려운, 도도하고 당찬 캐릭터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상처도 많고 은근히 여린 면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쉽게 자신의 마음을 보이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나지아의 마음이 폭발한 신이 바로 병원 고백신이다. 장지은은 "나 때문에 명수가 화상 입고 병원에 가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나는 사실 니 생각 많이 했고 제일 많이 좋아했다. 사실 많이 후회한다'고 고백하는 신이 있었다. 그 신이 제일 기억에 남고 아프기도 했다. 지아가 담아왔던 생각들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누구도 결코 소화하기 쉽지 않았던 입체적 인물. 장지은이 해냈다. 보람이 있었다. 작품은 조기 종영했지만 그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그동안 주로 연기했던 답답할 정도로 여성스러웠던 캐릭터에서 벗어나 신(新)여성 캐릭터를 강렬하게 각인시킨 덕분. 장지은은 "'구암 허준'을 끝내고 연기적인 갈망이 있었다. '언제까지 고상한 캐릭터만 할 것인가', '배우로서 자존감을 쌓고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다.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열망이 있었다. 공부도 많이 하고 천천히 준비했다. 그러면서 '구여친클럽'을 만났다. 캐릭터 자체가 도전이라면 도전이었고, 이런 장르도 처음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 앞으로 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고 전했다.

올해로 30세가 된 그는 "사춘기는 서른에 온다고 해야 될 것 같다. 더 도전하고 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 더이상 두려울 게 없다고 해야할까…"라며 웃는다. 그런 마음가짐 만큼 앞으로 가열차게 달릴 생각이다. 팜므파탈, 귀여운 푼수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계획이다. 장지은은 "틸다 스윈튼이 '자기 자신을 문 밖에 세워놓지 말라'고 했던 인터뷰를 보고 격하게 공감했다. 내가 내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뜻인데 나 역시 내가 내 목소리를 내고 솔직한 사람이 되는 게 최고로 성공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 그게 나의 최종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속이 꽉 찬 근성있는 여배우를 만난 뒷 느낌? 차기작을 통해 제대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설 것 같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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