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KBS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화면 |
|
자전거 인구 1200만 시대라는 말을 실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당장 가장 가까운 한강으로 달려나가면 평일 낮에도 제법 많은 라이더들을 목격할 수 있으며, 존재조차 자각하지 못했던 자전거 도로 위를 걷다보면 그들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경고의 벨소리를 듣게 되는 일들도 많다. 한강 자전거 도로를 매끈하게 달리는 라이더들을 보고 있으면, 어릴 적 한 두 번 타보고 내팽겨친 세 발 자전거나 한강에서 빌린 무거운 자전거로 유유자적 달리는 것 이상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최근에는 KBS2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강호동, 정형돈, 서지석과 실제 라이딩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션, 김민준, 오상진, 김혜성, 줄리안 등이 한 달 간의 단기 싸이클 프로젝트에 참여해 라이딩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트렌드에 발 맞춰 라이딩을 시작할라치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선택 장애의 순간이 찾아온다. 자전거 브랜드가 이토록 많았던가 싶을 정도로 브랜드는 다양하다. 동일한 브랜드 내에서도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의 자전거들이 존재하니. 자전거를 고르는데만 몇 주가 쉬이 흘러간다. 힘겹게 '내 님'을 찾고나서도 할 일은 많다. 프로페셔널한 느낌으로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 아무 옷이나 입을 수는 없다. 이제 당신은 자전거 보다 더 무궁무진한 자전거 의류의 세상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
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
|
하지만 자전거 초보자에게 몸의 라인을 그대로 드러내는 핏의 자전거 의류, 저지나 패드 바지, 빕숍은 쉽사리 도전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MBC '무한도전' 식스맨이 되기 위해 작정하고 꺼내든 사진, '포춘쿠키'는 이미 인터넷 상에서는 유명한 유머소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방송에서도 알 수 있듯, 최시원의 자전거 열정은 식지 않았다. 그는 뚜르 드 서울(Tour de Seoul)을 기획해 매끈한 자전거 의류를 입고 서울 곳곳을 활보하기까지 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도 출연자들이 자전거 의상에 민망해하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저지를 입고자 마음 먹은 단계라면, 당신은 이미 자전거의 속도감이 주는 짜릿한 쾌감을,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다. 그토록 고르고 골라 선택한 첫 자전거의 휠, 타이어, 구동계 업그레이드까지도 감안하고 있을 것이니, 포춘쿠키가 된 들 어떠하랴. 바람의 저항을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인 것을.
 |
사진. KBS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화면 |
|
자전거 의류는 단순히 바람의 저항을 막아주는 것 이상의 존재가치가 있다. 장거리 라이딩에서의 엉덩이나 허벅지 쓸림 현상을 방지해주며, 자전거 의류의 끝판왕, 빕숍의 경우 옷이 돌아가는 현상을 막아주는 역할까지 탑재돼 있다. 공통 기능 외에도 소소한 디테일의 차이가 있는 것이 바로 기능성 의류인만큼, 개인의 용도와 신체적 조건에 맞게 의류를 고르면 된다.
'예체능' 멤버들 역시 서로 다른 저지와 팬츠를 착용했다. 각 멤버들이 착용한 의류를 분석해보았다.
초보 라이더들 중 몸에 착 달라붙는 핏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루즈핏 저지나 야외 활동에 적합한 쿨 티셔츠를 참고할 만 하다. 특히 정형돈이 입은 르꼬끄 스포르티브의 유니 쿨 티셔츠는 깔끔한 폴로 티셔츠 형태로 제작돼있어, 싸이클 뿐 아니라 테니스나 골프 등 다른 스포츠에도 충분히 어울린다.
 |
사진제공=르꼬끄 스포르티브 |
|
살집이 있는 체형이라면, 이를 보완해주는 의류도 있다. 션이 1회에서 착용한 로고 티셔츠는 절개선이 군살을 보완해주고, 팬츠의 경우 슬림 스트레이트 핏이라 다리를 길어보이게 해주는 효과를 준다.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라면, 바지가 젖을 때 몸에 달라붙지 않는 면 소재로 제작된 팬츠도 있다. 손이 자유롭지 않은 라이딩의 특성상, 뒷부분에 포켓 디테일이 있는 저지도 여러모로 유용하다. 프로틴바나 파워젤 같은 보급시 필요한 비상식량을 수납하기에 좋다.
 |
패드팬츠(왼쪽)와 빕숍. 사진제공=르꼬끄 스포르티브 |
|
팬츠의 경우, 초보자들 역시도 패드 내장 팬츠는 필수적. '예체능' 멤버들도 모두 패드 내장 팬츠를 착용했다. 패드 기능 뿐 아니라 미끄럼 방지 기능과 흡수성, 확산성 등의 기능이 탑재돼 있어 오랜 시간 땀을 흘릴 수밖에 없는 라이딩 동안 쾌적한 착용감을 준다.
장거리 라이딩에는 빕숍도 좋다. 멜빵 바지 처럼 보이는 빕숍의 경우, 상체부터 단단히 고정시켜 주기에 옷이 돌아가는 것을 방지한다.
사이즈 선택은 일반 의류와 동일하지만, 한 사이즈 정도 적게 입는 라이더들도 많다. 오히려 적당한 압박감이 만족스럽다고 한다. 션 역시도 '예체능'에서 한 사이즈 작은 저지를 착용했다.
 |
사진=KBS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화면 |
|
그런가하면, 라이더들이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특별한 저지도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 뚜르 드 프랑스에서 선수들 중에서도 최고만이 입을 수 있는 챔피언 유니폼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본따 아시아 최대 규모 사이클 대회인 뚜르 드 코리아에서도 승리한 선수들에게 리더 저지를 입히는데, 총 4종류다. 먼저 베스트 영 라이더 부문 승자(만 23세 미만 참가 선수 중 누적 경기 기록이 가장 빠른 선수)는 화이트 저지를 입는 영광을 누린다. 스프린트 부문 승자는 블루 저지를 입는다. 라이더의 진을 빼놓는 업힐 산악구간 경쟁에서 승리한 킹 오브 마운틴 저지는 흰 바탕에 붉은 반점이 수놓아진 가장 화려한 옷으로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개인종합 우승자에게는 옐로우 저지가 주어진다.
이처럼 생갭다 자전거 의류의 세상은 넓다. 아직도 라이더들의 의상을 '쫄쫄이 의상'이라며 민망해하는가. 라이더들의 세계에서 이는 무용수의 의상을 비웃는 것만큼 무지한 일이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