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MORPG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은 액토즈게임즈의 신작 '파이널판타지 14 온라인 어 렐름 리본(이하, 파이널판타지 14)'의 첫 번째 비공개 테스트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됐다. 작년 9월 한국 런칭을 위한 퍼블리싱 계약 체결 소식 이후 많은 유저의 관심을 끌었으며, 지스타 2014에 참가해 인터내셔널 버전의 시연과 개발자 이벤트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요시다 나오키 PD가 보여준 매체 인터뷰에서의 모습은 파이널판타지 팬들은 물론 MMORPG 게이머들을 두근거리게 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팬인 필자에게도 파이널판타지 14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온라인 게임 중 하나였다. 글로벌 서비스에도 관심을 갖고 있던 게임이기에 한국 비공개 테스트 소식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한 번 실패했다가 다시 일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파이널판타지 14'의 국내 서비스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직접 체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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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실행하니 장대한 오프닝 영상이 필자를 맞아줬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팬이라면 익숙할 크리스탈과 '프렐류드'가 반겨주는 오프닝 영상을 보니 '역시 파이널판타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 종료를 세계의 멸망으로 표현하고, 새로운 파이널판타지 14 서비스에 다시 시작되는 새로운 시대라는 설정을 붙인 것도 어찌 보면 파이널판타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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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외형 설정 후에는 캐릭터의 생일과 초기 속성치에 영향을 주는 수호신을 설정할 수 있으며, 투사와 마법사로 나눠진 8개의 초기 전투 클래스를 선택하게 된다. 평소 다른 게임에서도 강력한 한 방을 가진 원거리 캐릭터를 좋아하는 필자는 파이가, 홀리, 메테오의 낭만이 있는 '주술사'를 선택했다.
캐릭터를 만든 후 접속하니 프롤로그가 진행됐고, 주술사의 첫 시작 마을인 '울다하'에서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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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게 된 시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인터페이스였다. 아이템 창을 열지 않아도 우측 하단의 인벤토리 UI를 통해 아이템이 얼마나 차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장비 아이템은 '장비함'을 통해 각 부위별 장비 아이템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인벤토리 부담도 덜했다.
전투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다. 중앙 상단에는 적의 이름과 HP바, 나에게 걸려있는 버프/디버프, 적이 사용하는 스킬, 누구를 인식하고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스킬을 올려놓는 두 줄의 단축창도 드래그 앤 드롭으로 보기 편한 위치에 놓고 사용할 수 있었다. 옵션에서는 더 세부적인 UI 위치 설정도 가능해 기본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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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도는 좀 보기 불편했다. 높낮이 구분 없이 평면적으로만 나와있는 지도 탓에 초반 퀘스트 진행에서 퀘스트 진행 위치를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퀘스트 마크가 나와있긴 하지만, 지도에 나와있는 대로 갔더니 위층이나 아래층인 경우가 의외로 많아 헤매는 유저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파이널판타지 14도 다른 MMORPG와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퀘스트 진행이 주가 된다. 울다하에서는 모험가 길드장인 '모모디'의 말에 따라 울다하의 주요 시설과 필자가 선택한 초기 전투 클래스 '주술사' 길드를 방문한다. 왕성이 위치한 도시인 만큼 울다하는 상당히 넓어서 평면적인 지도로 곳곳을 돌아다니는 게 힘들었다. 그래도 초반에 수행할 수 있는 모든 퀘스트를 완료하니 나중에는 어떤 장소에 무엇이 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단순히 마을만 돌라고 하는 퀘스트만 있었으면 여기서 게임을 접었겠지만, 중간중간 이벤트 컷신을 통해 파이널판타지 14의 세계관을 알려주거나 울다하 곳곳의 면면을 자세히 보여줘 지루하진 않았다. 퀘스트 진행 방식도 독특하다. 보통 물건을 모아오는 퀘스트는 물건을 모아온 뒤 NPC와 대화하면 자동으로 완료되지만, 파이널판타지 14에서는 NPC에게 말을 걸고 임무용 아이템을 건네야 퀘스트가 완료된다. 귀찮은 과정일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을 반복하니 파이널판타지 14의 세계에 푹 빠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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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관련 퀘스트도 있다. 단순히 '몬스터를 몇 마리 잡아와라'라는 단순한 사냥 퀘스트부터, 인스턴스 지역에서의 시나리오 전투, 필드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돌발임무', 길드로부터 임무를 받아 수행하는 '길드 작전' 등 다양한 종류의 전투 퀘스트가 존재한다. 특히, 사냥 퀘스트 중에는 단순히 적을 죽이는 것 외에도 전투로 약해진 적을 '/회유' 액션을 통해 제압하는 형태의 진행 방식도 있고, 다른 유저가 잡고 있는 몬스터를 도와 함께 잡으면 퀘스트 진행이 가능해 편리하면서도 지루함을 덜었다.
길드 작전부터는 '임무 찾기'라는 이름의 파티 매칭 시스템을 통해 다른 유저와 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파티 매칭은 다른 MMORPG에 비하면 상당히 간편하다. 원하는 퀘스트를 선택하고 파티 매칭을 시작하면, 현재 파티 매칭을 진행 중인 다른 유저들과 자동으로 매칭해준다. 1힐러, 1탱커, 2딜러의 구성이며, 모든 파티원이 모이면 퀘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심지어 다른 서버의 유저와도 파티 매칭이 가능해 글로벌 서비스에서도 극찬하고 있는 시스템 중 하나다.
파티 매칭을 걸어두고 다른 퀘스트를 진행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파티 매칭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 파티플레이가 필수인 만큼 보상이 중요한데, 보통 퀘스트보다 높은 경험치를 주는 덕분에 파티 매칭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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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차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MMORPG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레이드' 콘텐츠도 체험할 수 있었다. 20레벨이 되면 공략할 수 있는 '야만신 이프리트'는 가장 처음 만나는 레이드 보스인 만큼 길드 작전에서 진행한 인스턴스 미션처럼 4인 구성의 소규모 파티로 진행됐다.
일단은 레이드 보스라 기본 체력과 공격력도 강하고, 넓은 범위를 공격하는 스킬을 사용해 곤란한 면이 있었지만, 패턴이 간단하고 범위 공격도 피하기 쉬워 생갭다 간단했다. 말뚝을 생성한 뒤 이를 파괴하지 못하면 즉사 공격을 날리는 패턴도 있었지만, 몰랐을 때나 당하지 알고 나면 기계적으로 말뚝부터 부수는 자신과 파티원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시리즈에서도 최약체 소환수였는데, 여기서도 그 위상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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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리트가 이번 1차 비공개 테스트의 마지막 콘텐츠라고 알려졌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비공개 테스트 최종 콘텐츠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대표적인 탈 것인 '초코보' 입수였다. 이프리트를 처치한 후 각 도시의 총 사령부 중 하나에 가입해 그 동안은 빌려 타야 했던 초코보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퀘스트가 진행된다. 총 사령부 의뢰를 진행해 얻을 수 있는 '군표'를 2천 개 모아야 초코보를 이용할 수 있는데, 돌발 임무 한 번에 100개 이내, 총 사령부 의뢰에서 120개 정도를 얻을 수 있으니 2천 개를 모으려면 꽤 수고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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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판타지 14는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게임이었다.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그 동안 숱한 게임들의 비공개 테스트를 접하며 겪었던 렉, 접속 끊김, 느려짐 등의 서버 문제를 파이널판타지 14 비공개 테스트 기간 중에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주말 동안에는 오픈형 테스트로 전환해 상당히 많은 인원이 모였고, 토요일에는 서버를 터뜨리는 이벤트도 진행됐지만 결국 터지지 않았을 정도로 뛰어난 안정성을 보여줬다.
콘텐츠도 만족스러웠다. 모그리, 초코보, 사보텐(여기선 선인장이었지만) 등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서 익히 보아왔던 녀석들도 볼 수 있어 팬으로도 반가웠고, '고작 20레벨까지'라고 생각했던 비공개 테스트 콘텐츠는 막상 플레이했을 때 나흘이 짧을 정도로 다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파이널판타지 14는 파이널판타지 팬으로서도 반가운 게임이었지만, 오랜 만에 MMORPG다운 MMORPG를 즐겼다는 보람도 느끼게 하는 게임이었다. 하루 빨리 현지화가 마무리 돼 파이널판타지 14를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길 바란다.
글: 세르레이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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