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 '응사' 김재준에서 '쎄시봉' 오근태가 되기까지(인터뷰)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2-02 05:40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를 통해 주연급으로 급부상한 정우는 오랜 무명 시절을 겪은 탓인지 느낌이 사뭇 다르다. 스타 특유의 거리감보다는 옆집 오빠같은 친근한 분위기가 더 강하다. 어쩌면 이같은 이미지가 정우라는 배우의 강점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친근한 이미지를 내세운 그가 5일 개봉하는 영화 '쎄시봉'으로 팬들 곁에 돌아왔다.

인터뷰를 위해 만나자마자 정우는 "요즘 너무 자주 나오죠"라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짓는다.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밥도 짓고 영화도 개봉하면서 여기저기 인사드리고 있어요."

먼저 주연을 맡은 첫 상업영화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물었다. "언론 배급시사에서 처음 영화를 봤는데 너무 긴장해서 몸이 굳었어요. 어떻게 봤는지 잘 기억도 안나요. 김윤석 김희애 선배님 장면으로 넘어갔을 때는 재미있게 봤죠. '응사' 끝내고 거의 처음 연기한 것을 보여드리니까 좀 부담스럽고 겁나기도 하더라고요. 사실 '응사' 때 사랑 받은 것을 계속 가지고 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때는 감독님이 워낙 사랑받을 만한 캐릭터를 만들어주셔서 그렇게 된 거죠. 이제 제가 정말 잘해야되는 거고요."

그래서 그런지 '쎄시봉'의 오근태 모습에서 '응사'의 '쓰레기' 김재준 캐릭터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걸 버리고 가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 적이 없어요. 저는 제가 맡은 캐릭터를 정우화 시키는 식으로 연기를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앞으로도 연기를 할 때 그런 말은 계속 나올 거예요. 하지만 정우가 연기하는 거잖아요. 정우의 느낌이 안날 수 없죠. 제가 즐거운 마음으로 연기를 해야 보시는 분들도 똑같이 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요."

정우는 영화에서 초보 기타리스트의 면모도 선보인다. "영화를 위해서 기타를 배울 수 밖에 없었죠. 그런데 실력은 영화에서 나오는 딱 거기까지예요. 쉽진 않더라고요. 대본을 받고 나서 시간이 3달 정도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그 시간 안에 열심히 배웠죠. 근태가 기타를 신들린 사람처럼 잘치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다행이었어요."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정우를 사람들에게 알린 작품은 대부분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영화 '바람'은 정우의 고교시절 자전적 이야기였다. '응사'는 1994년 농구와 가요 등 당시 대중문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리고 '쎄시봉'은 트윈폴리오라는 걸출한 포크 듀오를 소재로한 작품이다. "정말 신기하게 그렇게 됐네요. 제가 일부러 그렇게 택한 건 아니었고요. 친근한 이미지가 저와 맞나봐요. 했던 작품들을 보면 다른 배우분들도 모두 욕심을 내던 캐릭터였거든요. 운 좋게 제가 하게 됐고요."

그의 친근한 이미지는 팬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까지 제 팬클럽 회장을 했던 친구는 원래 송승헌 씨 팬이었어요. 예전에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라는 작품을 하면서 한 행사장에서 팬들을 추첨해서 배우들이 포옹해주고 선물도 주고 한 적이 있거든요. 거기서 제가 뽑은 분이었는데 '송승헌 씨하고 포옹하고 선물 받고 싶다'고 말해서 그렇게 됐거든요.(웃음) 그런데 그분이 그게 되게 미안했나봐요. 집에 돌아가서 인터넷으로 제 팬클럽을 만든 거예요. 그게 지금까지 왔어요. 제가 지금 어느 정도 알려지니까 팬클럽 회장에서 물러나더라고요." 정우의 이런 친근한 이미지는 그가 배우로서 대중에게 다가서는데 있어 앞으로도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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