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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토토가' 잔치는 끝났다? 90년대 스타들에게 2015년은 여전히 '춥다'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5-01-08 08:14


'토토가' 출연 가수 중 가장 먼저 신곡을 발표한 가수 소찬휘.

'토토가' 잔치는 끝났다?

요즘은 TV를 틀어도, 거리의 상점을 나가봐도 90년대 히트곡들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 모든게 지난 2주에 걸쳐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후폭풍이라 할 수 있다. '토토가' 열풍은 단지 음악에서 뿐만 아니라 제품의 마케팅, 영화의 홍보에까지도 이용될 정도로 새로운 트렌드가 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토토가'에 출연했던 가수들이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2015년으로 돌아왔을때는 여전히 차가운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토토가'는 그저 소나기 같은 한때의 인기에 그치는 것은 아닐까?


소찬휘의 신곡, 차트를 살펴보니 '충격'

'토토가'에 나왔던 노래 대부분이 각종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가수 소찬휘가 '토토가' 출연진 중 가장 먼저 신곡을 발표했다.

소찬휘는 지난 6일 디지털 싱글 '글래스 하트(Glass Heart)'를 발표하고 '토토가'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글래스 하트(Glass Heart)'는 지난해 3월 발표한 프로젝트 앨범 'Neo Rockabilly Season' 이후 10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으로, 소찬휘 특유의 가창력은 물론 호흡과 감정의 분배로 곡을 이끌어가는 감성 보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 노래는 소찬휘의 히트곡 '티얼스(Tears)'의 작곡과 편곡을 맡은 주태영과 작사가 정성윤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만든 곡이라 더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신곡에 대한 반응은 예상과 달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7일 낮 1시 현재 멜론의 실시간 차트에서 '글래스 하트'는 76위를 기록 중이다. 또 지니의 실시간 차트에서도 56위로 많이 밀려나 있는 상황. 이 순위는 '토토가'에서 소찬휘가 부른 '티어스(tears)'에 한참 뒤쳐진다. '티어스'는 멜론 차트에서 51위에 랭크되어 있고 지니 차트에서는 36위까지 올랐다.


지금 이 추세라면 '글래스 하트'는 오래지 않아 차트 100위 안에 들지 못하는 '차트 아웃' 상황까지 맞을 수도 있다.


CF계-공연계도 냉냉한 반응

'토토가' 타임머신에서 내린 다른 가수들 역시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음원 차트에서야 10여년 만에 예전에 불렀던 히트곡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은 없다.

'토토가'에 출연했던 한 가수의 매니저는 "이 정도 열기면 다른 방송 프로그램이나 행사 섭외 업체들로부터 전화가 밀물처럼 밀려와야 하는데 특별한 연락이 없다. 그나마 기존에 활동하던 90년대 가수들이야 몇몇 접촉이 있다고 하지만 활동을 중단했다가 '토토가'로 새롭게 주목받은 가수들은 개별적으로는 진척 상황이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고 전했다.

CF업계의 반응 또한 냉담하다. '토토가'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90년대 가요계 스타들을 제품의 모델로 내세우기에는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공연계에서도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90년대 가수들의 공연을 기획했던 업계 관계자는 "'밤과 음악 사이' 같이 기존에 90년대 가수들의 공연이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새롭게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공연을 기획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그렇다고 가수 개별적으로 콘서트를 하기에는 더욱 위험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토토가' 잔치, 이대로 끝내지 않으려면…

소찬휘의 신곡 '글래스 하트'에 대한 차가운 반응과 90년대 가요 스타들에 대한 CF계와 공연계의 조심스러운 태도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강태규 문화 평론가는 "소찬휘 신곡이 인기를 얻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팬덤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토토가'란 이슈로 단기간에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는 그저 추억을 담보로 한 관심이었다"며 "90년대 가수들 중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들의 경우에는 탄탄한 팬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반면 소찬휘는 이런 팬덤이 없는게 차이"라고 분석했다.

나상천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이사는 "'토토가'로 인해 소찬휘의 신곡에 대해 한두번은 관심을 갖고 들어볼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듣게 하려면 신곡이 지금의 음악시장과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런면에서 '글래스 하트'가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토토가'란 타임머신을 내린 90년대 가수들은 요즘 트렌드에 맞는 노래와 이미지를 개발하는게 요구된다.

나상천 이사는 "1999년 데뷔한 가수 박효신이 여전히 '핫'한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소모리 창법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담백한 창법으로 변화를 줘 시장의 요구에 부합했다"며 "이처럼 90년대 가수들이 스스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노래라는 콘텐츠까지 대중의 귀에 제대로 맞아 떨어지면 예전의 인기 이상을 단숨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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