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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한 적도 없다" "제안한 적도 없다"
그런데 사안이 사안이고, 시기나 배경이 모두 미묘하기 때문일까. 소셜테이너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효리의 근황 중 하나로 흘러갔을 이 사안이 계속 소문에 소문을 낳고 있다. '쌍용차가 이효리 제안을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오질 않나, 이효리는 "제안한 적도 없다. 응원 차원에서 남긴 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이효리 말고 다른 인기 가수가 티볼리 모델로 선정됐다는 소문도 돈다.
일단 25일 현재, 외형상으로는 이효리가 공을 던졌고 쌍용차는 받지 않은 상태. 울기도 웃기도 서로 어정쩡해진 듯한 이 상황을 양측은, 그리고 팬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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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이효리의 제안을 쌍용차가 거절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이효리는 "트위터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 응원차원에서 한 말이지, 공식적으로 쌍용차에 제안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확인결과, 쌍용차 또한 제품 콘셉트에 맞춰 이미 오래전에 티볼리 광고 촬영을 끝냈다.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효리 씨에게) 제의를 한 적도 없고 거절한 적도 없다"는 쌍용차 관계자는 이효리 발언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 더욱이 이효리가 티볼리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이유가 이유일 사장의 발언과 연관됐다는 세간의 추측 탓인지 더욱 말을 아끼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10월 파리모터쇼에서 해고자 복직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에 "티볼리가 1년에 12만대 정도 생산되면 해고자 복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하기에 일단 이효리 발언과 관련해선 "오피니언 리더로서 티볼리에 관심을 가져준데에 감사하다"고 상당히 조심스럽게 표현을 하면서도, '이후 이효리를 다른 차 모델로 발탁한다든지 행사에 초대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티볼리 모델이 이미 다른 가수로 결정되어서 쌍용차가 이효리 제안을 거절했다는 소문도 낭설인 것으로 밝혀졌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25일 "티볼리는 특정 빅스타를 모델로 내세우지 않았으며, 제품 콘셉트를 강조한 내용으로 광고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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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테이너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효리에 대해서 대중은 엇갈린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십여년간 섹시스타의 대명사로 군림하며 큰 돈을 벌었던 그녀가 유기견 문제나 사회적 약자에 대해 끊임없이 발언을 하며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을 환영하는 목소리 또한 분명 존재한다. 반대로 한때 자본주의의 정점을 찍었던 그녀의 변신(?)에 여전히 낯설어하는 팬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녀의 SNS를 소개하는 기사 하나에 댓글이 수백개 달리는 것만봐도, 이효리는 여전히 뜨겁고, 파워풀하며, 팬들을 움직이는 빅스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티볼라 모델 건과 관련해서는 이효리가 좀 더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
새 차 하나가 나오기까지에는 수년에 걸쳐 제품 콘셉트가 정해지고, 마케팅 플랜 또한 출시 몇달 전부터 세워진다. 워낙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이기에. 관계자들에겐 모든 과정이 복잡하고 더할 나위 없이 정교하게 진행된다. 광고모델 또한 마찬가지다. 출시를 코 앞에 두고 결정되는 일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효리의 이번 발언은 쌍용차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
그렇다면 현실성이 떨어지는데도 이런 발언을 한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았거나 아니면 이슈를 만들어내기 위한 의도다. 현재엔 후자쪽에 해석의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어찌됐건 결과는 '티볼리가 잘 팔려 해고 노동자의 복직을 앞당기자'는 이효리 의도와는 조금 다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신차 연관검색어로 대부분 가격이나 제원이 맨 앞에 뜨는 반면, 티볼리는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이효리'가 맨 처음 연관검색어로 뜨고 있다. 회사 입장에선 사운을 걸고 내놓은 신차에 대한 관심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물론 이효리 본인도 SNS에 글을 올리기 전 심한 부담을 느끼며 잠을 제대로 못잤다고 고백했으나, 소셜테이너로서 자신의 영향력과 파급력에 대한 좀 더 깊은 고민과 이후 파장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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