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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능PD 명암, '슈퍼맨' 강봉규 웃고, '무도' 김태호 울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12-24 08:48



말 많고 탈 많았던 2014년이 저물어 간다.

2014년의 예능 트렌드를 되짚어보면 유독 케이블 및 종편 프로그램에서 인기작 화제작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나영석PD는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까지 연달아 세 프로그램을 히트시켰고 JTBC '비정상회담'은 각종 구설수로 홍역을 치렀지만, 외국인 패널들의 솔직한 토크라는 신개념 포맷에 힘입어 뜨거운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덕분에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은 '지상파 채널'이란 이 점에도 기를 펴지 못했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몰락'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지상파의 위엄을 지켜낸 예능PD들이 있다. 올 한해 뛰어난 활약을 보인 PD들과 눈물 지을 수밖에 없었던 PD들의 명암을 살펴봤다.




2015년에도 적수가 없다!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역시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의 강봉규PD다. 사실 '슈퍼맨'은 방송 초반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비교 당하며 주목받지 못했다. 포맷이 비슷하다는 지적도 이어졌고, 시청률 면에서도 '아빠 어디가'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나 강PD의 '신의 한 수'가 통하며 화려한 역전극이 펼쳐졌다. 추성훈-추사랑 부녀의 알콩달콩 육아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불러모으더니, 송일국과 세 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를 투입해 굳히기에 들어간 것. '추블리'와 '마성의 삼둥이'의 합동 공격에 '아빠 어디가'는 맥을 추지 못했고, '슈퍼맨'은 연일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려나갔다. 특히 지난 21일 방송분은 코너별 시청률 17.6%, 분당 최고 시청률 24.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25주 연속 시청률 1위 자리를 수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의 유호진PD도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2008년 KBS 34기 공채 프로듀서로 입사한 그는 비교적 짧은 경력에도 패기 넘치는 연출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뽐내며 '1박2일'의 부흥을 이끌었다. 나영석PD가 떠난 뒤 게임 위주 진행으로 혹평받았던 시즌2와는 달리 초심을 되찾아 혹독한 복불복과 국내 명소 소개하기로 코너를 구성, '1박2일'을 일요 예능 최강자 자리에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21일 방송분은 전국 기준 18.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3주 연속 동시간대 1위, 7주 연속 일요일 예능 코너별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켜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이창태PD와 'K팝스타4' 박성훈PD 역시 흥한 케이스다. 이창태PD는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부활시켜 'LTE 뉴스', '기묘한 이야기' 등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물론 시청률 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긴 하지만, SBS 코미디 부활에 앞장섰다는 점과 새 개그 프로그램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호평받았다. 'K팝스타4'는 이진아 정승환 등 한층 강력해진 실력파 참가자들이 늘면서 연일 시청률 상승 곡선 속에 선전하고 있다.


2014년? "아이고 의미없다"

이 사람보다 올 한해 마음고생 심했던 PD가 있을까.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PD다. 물론 '무한도전'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다. 가장 명맥을 오래 유지해 온 장수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파급력도 대단하다.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비롯해 각종 특집으로 1년 내내 독보적인 화제성을 증명했다. 이에 MBC가 전문 조사기관 나이스R&C에 의뢰해 실시한 2014 채널 이미지 조사에서 25%의 지지를 받아 '즐겨 본 예능 프로그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김태호PD에게는 힘겨운 한 해이기도 했다. 하하가 MC몽의 가수 복귀에 응원글을 남겨 비난 받았고, 스피드 레이서 특집 때 박명수가 탔던 경주용 자동차주가 블로그를 통해 박명수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길과 노홍철이 연달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서 김태호PD와 유재석은 잘못 하나 없이도 사과로 바쁜 1년을 보내야 했다.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PD도 슬픈 한해를 맞았다. '아빠 어디가'는 1기(김성주-김민국, 성동일-성준, 송일국-송지아, 윤민수-윤후, 이종혁-이준수)를 통해 톡톡한 재미를 봤던 프로그램. 하지만 새로운 멤버를 투입한 2기가 시작되자 난항을 맞았다. 아이가 아닌 어른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 전개로 호응도가 떨어진데다 '슈퍼맨'의 역습까지 시작돼 승기를 놓쳐버렸다. 연일 시청률은 하락했고, 여기에 '폐지설', '아빠들 불화설'까지 대두되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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