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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S GSL 시즌3' 결승서 만난 어윤수-이신형, 우승이 절실한 이유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09-29 17:56


어윤수

이신형

이제 비로소 마지막까지 왔다. 부활의 날갯짓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지긋지긋한 2인자 징크스를 떨쳐낼 수 있을지, 오직 단 한 명의 소원만 이뤄질 수 있다. 자신의 게이머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두 사람은 맞닥뜨렸다.

WCS(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GSL 시즌3가 두 달간의 여정을 끝내고 이제 단 한 경기만을 남기게 됐다. 오는 10월 4일 서울 삼성동 GOM eXP스튜디오에서 열리는 결승전의 무대를 장식할 선수는 SK텔레콤 T1의 어윤수, 그리고 무소속이었다가 이제 막 같은 팀에 합류하게 된 이신형이다. 하필 같은 배를 타고 항해를 떠나기 직전, '팀킬' 대결을 펼쳐야 한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어쩔 수 없다.

두 선수가 이번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반드시 우승을 해야할 각자의 사연이 있다.

어윤수는 보기 드문 기록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그런데 그 기록이 불명예스럽다. 어윤수는 지난해 WCS 시즌3부터 시작해 이번 시즌3까지 무려 4차례나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다. 1년 내내 최고의 실력을 유지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어윤수는 지난해 시즌3부터 올해 시즌2까지 3번 연속 모두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역대로 '스타크래프트1'까지 포함해 개인리그에서 3연속 준우승에 그친 선수는 어윤수가 유일하다. 현재 방송인으로 바쁜 활동을 하고 있는 홍진호는 현역 게이머 시절 준우승을 도맡아하면서 '2'라는 숫자가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홍진호의 별명인 '콩'을 빗대 우승 문턱에서 주로 좌절하는 선수를 '콩라인'이라 할 정도다. 그런 홍진호도 이 정도의 기록은 가지고 있지 않다. 어윤수가 '스타2'를 대표하는 '콩라인'이라 불린만하다.

어쨌든 어윤수로선 빨리 이 징크스를 벗어나야 한다. 결승에서 만날 정도면 실력이 비등하기 때문에 철저히 심리 싸움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일단 올 시즌1에서 자신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주성욱(KT)을 4강전에서 7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4대3으로 설욕하고 4연속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특히 경기 초반 집중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밀리며 1-3까지 밀렸다가 내리 3세트를 이겼기에 더욱 자신감이 넘친다. 최근 프로토스 최강자로 불리는 주성욱을 상대로 한 대 역전극이기에 더욱 그렇다.

어윤수는 현재 WCS 포인트 3150점으로 전체 11위에 올라 있다. 오는 11월 미국 애너하임서 열리는 'WCS 글로벌 파이널'에 상위 랭킹 16위까지 나설 수 있는데, 이를 확실하게 쟁취하기 위해서라도 우승이 더욱 필요하다. 또 3연속 준우승에 머물 때 결승 상대가 모두 프로토스였는데, 이번에는 테란을 상대하기에 우승 가능성은 더욱 높다.


이신형은 지난해 WCS 시즌1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압도적인 성적으로 WCS 포인트에서도 상위 랭킹을 차지했지만, 테란 유닛 가운데 화염기갑병의 능력치가 하향 조정됐고 기존 소속팀을 나와 해외팀에 편입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무려 5시즌만에 결승에 복귀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4강전에서도 이번 대회서 로열로더를 노리고 있는 김도욱(진에어)을 만나 1세트씩 주고받는 핑퐁 게임을 거듭한 끝에 마지막 세트에서 과감한 확장으로 자원과 힘 모두에서 압도하며 4대3으로 승리, 결승에 올랐다. 이신형은 현재 WCS 포인트 2225점으로 23위에 그치고 있어 반드시 우승을 해야만 2년 연속 글로벌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다.

이신형은 지난해 해병과 화염기갑병 등을 위주로 한 '바이오닉' 빌드로 WCS를 제패했지만, 김도욱과의 4강전에는 '메카닉' 빌드를 선보일 정도로 스스로 변화를 꾀하고 있어 이번 결승 대결이 더욱 주목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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