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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롤드컵', 한국 e스포츠에 어떤 파급효과 줄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09-21 15:26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고 있는 '2014시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16강전에서 A조의 한국 삼성 화이트팀이 경기를 펼치고 있는 장면.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지난해 10월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2013시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는 무려 1만1000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었고, 전세계에서 3400만명이 지켜봤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오는 10월 19일 '2014시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의 결승전이 펼쳐질 서울월드컵경기장.

'세계인의 e스포츠 축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다!'

전세계 e스포츠 종목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최강팀을 가리는 '2014시즌 LoL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이 지난 18일 드디어 막을 올려 5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19일부터 22일까지 대만에서 16강 A,B조 그리고 25일부터 28일까지 싱가포르에서 16강 C,D조의 풀리그가 펼쳐진다. 여기서 가려진 각조 1,2위팀은 8강전부터 한국으로 장소를 옮겨 열전을 이어간다. 10월 3~6일에 부산 벡스코에서 8강전 4경기가 연달아 열리고, 이어 10월 11~12일에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4강전을 펼친 후 10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갖는다.

한국에선 삼성 화이트와 블루팀, 그리고 나진 실드 등 3개팀이 나서는 가운데 A조에 속한 삼성 화이트는 20일까지 5연승을 기록,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또 삼성 블루와 나진 실드는 각각 C조와 D조에 속해 있어 싱가포르에서 한국행을 다투게 됐다.

'롤드컵'의 메인 경기인 8강전부터 결승까지 한국에서 열리게 되면서,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이 새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또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4강 신화를 달성하면서 한국 스포츠의 성지로 떠오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전이 열리면서, 한국 e스포츠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e스포츠, 스포츠 중심부를 강타하다

e스포츠는 한국이 만들고 세계가 즐기는 콘텐츠가 됐다. 따라서 올해로 4년째를 맞으며 e스포츠를 대표하는 대회로 떠오른 '롤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게다가 일반 스포츠의 상징적인 공간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최초로 열리는 e스포츠 대회이기에 더욱 그렇다.

'롤드컵'을 통해 e스포츠가 단순히 게임을 함께 보고 즐기는 이벤트를 넘어 정규 스포츠의 영역으로 한단계 도약을 이루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객석 규모도 3만석 이상으로 최근 단일 e스포츠 이벤트 중 최대 규모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수만명 관객들의 열기만으로도 전세계에 e스포츠의 새 시대를 여는 장이 만들어 질 것이다. 또 8강 이후부터 '롤드컵'이 한국에서 열리게 되면서 국가 이미지도 상당히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롤드컵'은 이미 정규 스포츠 종목으로의 도약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 3번째 '롤드컵'이 미국 프로스포츠의 메카라 할 수 있는 미국 LA의 스페이플스센터에서 열렸다. 1만1000여명이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전세계에서 무려 3200만명의 e스포츠 팬들이 TV 혹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결승전을 관전했다.

이미 지난달부터 시작된 결승전 티켓은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1차 판매분 전량이 30분만에 매진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다이아몬드석과 플래티넘석의 경우 10분만에 모두 팔려나가며 '롤드컵'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다이아몬드석의 경우 5만5000원인데, 이는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티켓 가운데 가장 비싼 좌석보다 2만원이나 높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매진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마지막 티켓이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다이아몬드와 플래티넘석을 제외한 골드석과 실버석은 일부 남아있는 상태다. 4강전과 8강전 티켓은 일부 남아있지만, '롤드컵' 개막으로 팔려나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팬들을 위해 16강 전 경기가 서울 대한극장에서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고 있다.

한국, '롤드컵'을 또 다시 평정할까?

지난해 10월 3번째 '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의 SK텔레콤 T1 K팀이 중국의 로얄클럽을 완벽하게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한국이 최강임을 입증했다. 올해 역시 3개팀이 진출하지만 한국이 단연 최고의 우승후보라는데 큰 이견이 없다. 오히려 한국팀끼리 우승을 다투며 자칫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일단 삼성 화이트는 16강에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18일 개막전에서 다소 이색적인 챔피언 조합을 선보여 중국 최강팀인 EDG를 킬수에서 20대11로 제압할만큼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첫 승을 따냈다. 이어 동남아 대표인 AHQ마저 가볍게 물리쳤다.

이어 19일과 20일에 연달아 만난 터키의 다크 패시지를 상대로 낙승을 거뒀고, 다시 만난 AHQ와의 경기에선 초반 박빙의 구도를 펼쳤지만 허원석의 대활약을 앞세워 5전 전승째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8강을 가장 먼저 확정지었다.

B조에서는 지난해 '롤드컵' 준우승팀인 로얄클럽, 그리고 북미의 TSM이 20일까지 각각 4전 전승과 3승1패를 기록하며 유럽의 SK게이밍과 대만의 TPA를 따돌리고 8강행을 결정지었다.

한국 랭킹 1위로 '롤드컵'에 나서는 삼성 블루는 C조, 그리고 선발전을 거쳐 극적으로 '롤드컵' 막차를 탄 나진 실드는 D조에 속해 있다. C조에는 삼성 블루 외에도 OMG, 프나틱, LMQ가 속해 있고 D조에는 얼라이언스와 클라우드9, 카붐 e스포츠 등이 나진 실드와 8강행을 다툰다. 크게 방심을 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두 팀은 조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관심은 과연 어느 팀이 조 2위를 차지할 것인지의 여부다.

전 '리그 오브 레전드' 게이머 출신인 온게임넷 정노철, 정민석 해설위원은 "16강전은 단판제이지만 8강부터 결승까지는 5전 3선승이기 때문에 해외팀이 한국팀을 꺾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한국팀끼리의 결승전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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