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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표 영화라는 새 장르가 탄생할 것 같다. 18일 베일을 벗은 '슬로우 비디오'는 차태현표 연기가 어떤 모습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덕분에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과속스캔들'은 800만 관객을 넘어섰고 '복면달호' 160만, '헬로우 고스트' 300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490만 관객을 기록했다. 대부분이 그리 큰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표들이다. 이는 차태현 표 연기가 관객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음달 2일 개봉예정인 '슬로우 비디오'에서도 차태현의 이런 모습은 그대로 살아 있었다. 전작들보다 코믹함은 줄어들었지만 따뜻한 분위기는 배가됐다. 그리고 차태현이 아니면 줄 수 없는 느낌이 가득했다.
차태현도 이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 "'헬로우 고스트'는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슬로우 비디오'는 그렇지는 않았다"며 "예전에 했던 코미디물보다는 더 웃기지는 않지만 나도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예능에서는 너무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의 소재가 주는 부분이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여장부 캐릭터가 전작들과 다른 점이 많지만 그 특유의 따뜻한 느낌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또 지난 17일 SBS파워FM '두시 탈출 컬투쇼'에 출연해 자신의 인기비결을 묻는 질문에 "연예인 같지 않아서 그런가. 요즘은 보면 웃음 소리 때문에 좋아하는 분들도 많다고 하더라"고 웃기도 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많은 배우들이 '변신'만을 외치기도 한다. 하지만 차태현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연기 영역이 있는 것도 썩 나쁜 일을 아닌 것 같다. 차태현 표 연기를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은데 차태현은 어김 없이 이를 만족시킨다"고 평했다. 한국 영화계에 '차태현표 영화'가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