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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가깝고도 먼 탈북자 가족만들기.. 점수는요?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09-06 04:34



한솥밥을 먹자, 슈와 장동민은 탈북자와 가족이 됐다.

가깝고도 먼 나라 북한 출신의 탈북자는 어쩌면 미국, 일본인보다도 우리와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5일 방송된 MBC 추석특집 '남북한 화합 프로젝트 한솥밥(이하 '한솥밥')'에서는 탈북자가 관찰 예능의 주인공으로 나서 남한 사회 문화에 적응돼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북한의 소품조 출신 탈북자 한서희와 북한 상류층 출신 명성희가 그들이다. 이들은 각각 슈와 장동민의 가정에 방문, 남한식 육아를 배우고, 남한 남자와의 가상 결혼에 임했다.

처음 한서희는 슈의 교육 방식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린 쌍둥이들이 온 바닥에 밥풀을 묻히고, 밀가루 범벅이 되는 오감발달 놀이는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

한서희는 속마음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서는 밥 한 알이라도 흘리면 큰 일이 난다"며 슈의 방목형 육아를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다 떠먹여 줄수가 없다"는 다자녀 엄마 슈의 고충을 듣고, 또 점차 자신의 딸이 동화돼 가는 모습을 보며 한서희는 감동받았다.


불과 하루 사이에 한서희는 자신의 자녀에게 '안된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한 것은 아닌지 고민도 하고, "너무 깔끔을 떨기보다 언니처럼 비밀을 과감하게 깔고,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해줘야겠다"고 결심하기에 이른다.

명성희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은 물론, 동생들, 누나의 가족들까지 함께 사는 시댁에 들어가 고충이 많다. 거기에 집안일은 안중에도 없고, 부려먹기만 하려는 남편 장동민이 야속하기도 했지만, 차차 가족으로서 정을 느낀다. 권위적이던 남편이 명성희의 말을 고분고분 따르고, 시아버지와 손을 꼭 잡고 등산을 다녀오고, 조카들까지 모여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주자, 눈가가 촉촉해진다. 북한의 유명 축구 감독의 딸로서 항상 사람들이 끊이지 않던 집의 딸로 살다가, 남한에서는 엄마와 단둘이 외롭게 보내왔다. 그랬던 그에게 장동민의 대가족은 따스한 아빠 품과 같았던 것. 그렇게 한솥밥을 먹으면서 가족이 돼갔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미덕은 탈북자들에 대한 우리들의 시선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슈는 "(북한이란) 먼 나라라고 생각하고, 나랑 상관없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니까 내 생각과는 많이 다르더라. 내가 여동생이 없는데, 그래서 더 진짜 내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이 동생이 힘들거나 그랬을 때, 내가 옆에 있으면 좋겠다. 또 내가 힘들 때내 옆에 동생처럼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장동민 역시도 탈북자 신부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에 달라진 점에 "같이 한솥밥을 먹고 나니까 다르게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여기에 적절한 재미 코드도 놓치지 않았다. 슈에게 북한에서 세 쌍둥이를 낳을 경우, '모성영웅'으로 칭송 받는다는 이야기나, 명성희가 북한에서는 함부러 소를 죽이면 안된다고 말하는 대목 등이 새로운 정보 제공과 함께 '차이'에서 비롯된 재미를 안겼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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