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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이 개봉 12일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서자 이 같은 기록의 이유를 분석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명량'은 솔직히 졸작이죠. 흥행은 영화의 인기라기보다 이순신 장군의 인기로 해석해야 할 듯.... '활'은 참 괜찮았는데"라며 영화에 대해 혹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혹평들이 '명량'의 1000만 질주를 막지는 못했다. 그리고 흥행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이유들이 붙여졌다.
영화 속에서 나대용 장군 역을 맡았던 배우 장준녕도 같은 생각을 말했다. 그는 "영화 촬영 내내 뭔가 신비로운 기운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해 흥행이나 이런 것에 대한 걱정은 배우나 스태프들이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열심히 촬영에만 열중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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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홍보대행사 대표 역시 "국민의 트라우마를 해소시켜주는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연이은 사건사고에 대중들이 트라우마에 빠졌다고 말하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기에 민(民)과 군(軍)을 동시에 이끌었던 400년 전 영웅은 우리 시대에 대입해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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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기를 잘 타고 나와 더 큰 흥행을 할 수 있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물론 영화도 좋지만 시기를 굉장히 잘 탔다. 특히 '군도:민란의 시대'가 예상 밖으로 빨리 흥행세가 수그러든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며 "'명량'의 개봉일이었던 지난 달 30일은 휴가철 피크 시기다. 주머니 사정도 안좋아진 대중들이 여행 대신으로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피서 방법이 극장이다"라고 전했다.
스크린 과점 논란도 있었다. 9일 '명량'은 1335개의 스크린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그런 상황이면 '설국열차'나 '베를린'도 당연히 1000만 관객을 넘어야 했다. 역동적인 흥행세가 없다면 단순히 스크린 과점만으로 1000만을 넘어서기는 힘들다"고 분석하고 있다.
'명량'의 1000만 돌파를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렸고 아직도 이 작품은 역대 최다관객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작품을 보는 눈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혹평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누구나 한번쯤은 본 영화, 꼭 봐야하는 영화가 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