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스트라다무스' 이영표, KBS 중계 굴욕사 깰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06-16 07:06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on.com

이영표가 KBS 중계 굴욕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2014 브라질월드컵이 시작됐다. 지상파 3사의 치열한 눈치경쟁 속에서 우선은 MBC가 우위를 점한 형세다.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가 경기 시간만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4일 칠레-호주전(4.9%)과 멕시코-카메룬전(2.4%)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SBS가 관록의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의 시너지에 힘입어 MBC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데다 KBS까지 의외의 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특히 KBS의 선전은 예상밖의 일이라 관심을 끈다.

중계 시작 전부터 KBS는 MBC와 SBS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었다. MBC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의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을 전면에 내세워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시키는 등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였다. 그만큼 세 사람의 조합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SBS 역시 마찬가지. MBC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을 보이는 듯 했지만 뒤늦게 차범근 해설위원 다큐멘터리를 방송하는 등 홍보전에 합류했다.

반면 KBS는 내부적인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인사 논란, 세월호 보도 논란 등으로 잡음이 일었고 급기야 노조가 길환영 KBS 사장의 퇴임을 촉구하며 파업 체제에 돌입, 제작 거부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홍보전에서 타사에 밀리는 형국이었다. 전현무 캐스터 발탁 논란까지 거쳐 우여곡절 끝에 조우종 아나운서가 캐스터로 발탁됐지만, 조우종은 배성재 김성주에 비해 전문성이나 인지도가 부족했던 상황. 여러모로 힘겨운 싸움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영표가 역전의 신호탄을 쐈다. '편파 해설', '작두 해설'로 시선을 집중시킨 것. 이영표는 15일 오전 10시(한국시각) 브라질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 경기장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일본전에 앞서 "일본 유니폼을 보니 편파 해설이 염려된다. 혹시 내가 편파 해설을 하면 말려달라"고 예고했다. 이어 전반전 경기 해설 도중 코트디부아르가 득점에 실패하자 "아쉽다"고 탄식하고, 후반전에서 득점하자 "피로가 싹 풀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유있는 편파 해설에 네티즌들 역시 '속이 다 시원하다'며 호응을 보냈다. '작두 해설' 역시 신빙성을 높였다. 경기를 앞두고 "코트디부아르가 2대 1로 승리할 것"이라고 했던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스페인의 몰락을 예언했던 그의 예상이 또 한 번 들어맞자 '러시아-대한민국전 결과는 어떻게 되느냐', '쪽집게', '다 맞춘다'는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여기에 정확한 발음, 조리있는 말솜씨, 정확한 분석과 해설이 어우러져 스포츠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 종료 후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는 이영표의 이름으로 도배되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 경기 중계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 소치 동계 올림픽 중계부터 쓴 맛을 봤던 KBS의 중계 굴욕사를 이영표가 뒤집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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