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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돌싱녀'를 좋아해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1-23 09:58


21일 오전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tvN 드라마 '응급남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송지효와 최진혁이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응급남녀'는 6년 전에 이혼했던 원수 같은 부부 오진희(송지효), 오창민(최진혁)이 병원응급실에서 늦깎이 인턴으로 다시 만나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오는 24일 첫 방송된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2014.01.21/

매력적인 '돌싱녀(돌아온 싱글 여성)'들이 연달아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와 JTBC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에 이어서 tvN '응급남녀'와 MBC '앙큼한 돌싱녀'가 출격을 준비 중이다.

이혼한 여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그간 '막장'으로 분류되는 아침드라마와 일일드라마의 단골 레퍼토리였다. 하지만 최근의 작품들은 20~30대 여성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주를 이룬다. 다소 부정적인 어감이 강한 '이혼녀' 대신 '돌싱녀'라는 타이틀로 가볍고 경쾌하게 캐릭터를 설정해 시청자들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에는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중심이 바로 사랑스러운 돌싱녀 윤정완(유진)이다. 초등학생 아이의 엄마인데다 빚더미까지 떠안고 있는 윤정완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천재 감독 오경수(엄태웅)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윤정완이 돌싱녀라는 것만 빼면,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백마 탄 왕자와 사랑을 이루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연상케 한다.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의 주인공은 잘 나가는 쇼호스트 오은수(이지아). 시댁과의 갈등으로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뒤 어린 딸을 두고 재혼을 했으나 남편의 외도로 또 다시 갈등을 겪고 있다. 이 드라마는 현실감 있는 이야기 전개, 결혼과 이혼에 대한 성찰, 밀도 있는 심리 묘사로 호평 받고 있다.


오는 24일 첫 방송을 앞둔 '응급남녀'는 이혼한 부부가 응급실 인턴 의사로 재회한 후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여주인공 오진희(송지효)는 비참한 결혼 생활 끝에 남편과 이혼한 후, 의사집안인 시집의 구박과 천대를 앙갚음 하기 위해 어렵사리 의사가 된다. 그리고 인턴으로 들어간 병원에서 전남편을 인턴 동료로 만난다. 이찬호 CP는 "최근 3쌍 중 1쌍이 이혼하는 시대에 '돌싱' 또한 현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가구 형태라고 생각한다"며 "이혼부부가 응급실에서 함께 인턴생활을 하며 펼쳐지는 사건과 로맨스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자 한다. 재치있고 재미있게 그리되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스코리아' 후속인 '앙큼한 돌싱녀'는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재벌이 된 전남편을 다시 꼬시려는 여자와 자신이 성공하자 나타난 전처에게 복수하려는 한 남자가 철없는 돌싱녀, 돌싱남에서 성숙한 모습으로 재결합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그린다. 제작진은 진정한 사랑, 진정한 배우자, 진정한 결혼의 의미에 대해 짚어보겠다는 의도다. 한창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이민정이 '돌싱녀' 나애라 역을 맡아 화제가 됐고, 전남편 차정우 역에는 주상욱이 출연한다.

이처럼 최근의 드라마들은 결혼과 이혼에 대한 대중들의 달라진 시선을 반영한다. 돌싱녀 캐릭터의 직업은 물론이고 주체성과 적극성도 한층 강화됐다. 이 또한 여성들의 높아진 사회적 위상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이혼이라는 소재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 데 주효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이혼을 더 이상 감춰야 할 부끄러운 일로 여기지 않게 된 사회적 환경이 드라마에도 반영됐다"며 "결혼과 이혼의 문제는 시청자들의 현실과 밀접하게 닿아 있기 때문에 드라마로 끊임없이 변주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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