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귀에 익은 노래로 승부하는 영화들, 연초 흥행몰이 성공할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1-22 08:33


'플랜맨'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2014년 충무로는 시작부터 조짐이 좋다. 1월부터 '변호인'이라는 1000만 영화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봉 영화도 풍성하다. 지난 9일 개봉한 '플랜맨'에 이어 오는 22일에는 '남자가 사랑할 때' '피끓는 청춘' '수상한 그녀' 등 3편이 한꺼번에 개봉한다. 29일 개봉하는 '조선미녀삼총사'까지 관객들의 선택 폭은 많아 넓어졌다.

그리고 특이한 점이 있다. 이중 세 편이 노래로 관객들의 귀까지 사로잡기 때문이다. 영화 '플랜맨'은 1분 1초 계획남 한정석(정재영)의 이야기를 다룬 음악 영화다. 한정석과 유소정(한지민)이 밴드를 결성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이 주된 스토리다.

특히 '플랜맨'에서는 UV의 뮤지가 음악감독을 맡고 한지민이 직접 부른 중독성 있는 곡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개나 줘버려' '유부남' '삼각김밥' 등 영화 속 에피소드와 결합되면서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생활 가사, 게다가 뮤지의 중독성 있은 음악이 결합하며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UV의 유세윤이 영화 속 카메오로 등장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올해 스무살이 된 심은경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수상한 그녀'도 음악 영화다. 칠순 할머니이지만 20대의 몸을 갖게 된 오두리(심은경)는 손자 반지하(B1A4 진영)가 결성한 반지하밴드에서 리드 보컬 자리를 꿰차게 된다. 그래서 칠순할매가 알만한 노래가 필요했고 선택된 곡이 '나성에 가면'이다. 세샘트리오의 1978년 곡을 최근 가장 핫한 밴드 장미여관이 리메이크한 '나성에 가면'을 젊은 이들이 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편곡됐다. 게다가 영화 속 심은경의 댄스까지 곁들여서 본다면 듣고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나성(羅城)이 'LA'라는 의미를 모르는 10대 20대라도 즐길만한 노래라는 것이다.


'수상한 그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음악 영화는 아니지만 '피끓는 청춘'에서도 여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드러난다. 소풍을 간 영숙(박보영)과 소희(이세영)가 노래 대결을 펼치는 것. 남학생들의 로망인 소희가 멋드러지게 우아한 팝송을 부르자 영숙은 '마음 약해서'를 안무와 함께 소화해냈다. '과속 스캔들'과 '늑대소년'에서 심상치 않은 노래실력을 자랑했던 박보영이 이번 영화에서는 1979년 들고양이가 불렀던 '마음약해서'를 선보인 것.

박보영은 인터뷰에서 "사실 몸치라서 안무를 소화하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웃으며 "다행히 멤버 중에 김인경이라는 친구가 댄스가 되더라. 그 친구가 또 어렵게 들고양이의 원곡 영상을 구해와 안무를 즉석에서 개발해줬다. 그래도 어려워서 고생을 했다. 사실 잘 부르는 것보다 중길(이종석)에게 잘보이게 노력하는 장면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털어놨다. 덧붙여 그는 "사실 춤도 못추고 노래도 못한다. 춤을 추느니 노래를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과속 스캔들'에서도 안무가 아주 조금 나오는데 그것도 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음악 영화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역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드는데 음악만한 소재가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코미디가 가미된 장르에서는 감동을 주기에 음악이라는 소재는 참 매력적이다. 때문에 '플랜맨'이나 '수상한 그녀' 모두 마지막 감동 코드로 음악을 활용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최근에 음악은 코믹한 코드로도 활용하기 좋을 뿐만 아니라 음악이 인기를 얻을 경우 영화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돼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한류로 인해 배우들이 해외에 나가서 공연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영화 OST는 이 때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이처럼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음악 영화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피끓는 청춘'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